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현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백악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제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유럽 순방 결과 브리핑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긴 시간 대화를 나눈 주제가 북핵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 재개 방안을 고민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3단계 접근법을 조언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의 방안은 우선 1단계로 북한이 핵물질의 추가 생산을 중단하고, 핵물질을 해외로 반출하지 않으며,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의 개발도 중단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북한이 이미 50∼60기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매년 10∼20기를 추가로 만들 핵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는 게 우리 정부의 평가다. 이 대통령은 그런 만큼 무조건 비핵화만 외치기보다 이 문제부터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도 장기적으로는 비핵화 목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2단계로 핵무기 감축, 3단계로 북한의 체제 안정을 전제로 한 비핵화로 가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북핵 개발을 막기엔) 늦었다.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이 핵을 보유하기 전 단계에서 조치를 취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북한이 비핵화를 완강히 거부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을 핵국가라 부르며 핵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다. 지금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해법의 분명한 로드맵이 없는 상황에서는 설령 북-미 대화가 성사되더라도 북한이 원하는 핵군축 협상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맺은 종전 양해각서(MOU)에서 이란에 먼저 경제 제재를 풀어주고 핵 포기 협상은 뒤로 미뤘다. 이 대통령은 대북 제재가 거의 실효성이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했지만 북한에 제재부터 해제해 줄 경우 비핵화의 지렛대가 사라지는 셈이 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남 핵 공격도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ICBM 개발 중단이 중요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우리의 안보 위협은 그대로 남는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 북-미 간의 어떤 대화도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출발점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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