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미국 뉴욕 최대 번화가 타임스스퀘어 한복판에 거대한 유리 큐브가 마련됐다. 이 큐브는 2026 북중미(미국, 멕시코, 캐나다) 월드컵 기간에 ‘라이브 시청 파티’가 열리는 공간이다. 큐브 안에 들어갈 두 명의 인플루언서는 뉴요커와 관광객들이 자신들을 지켜보는 가운데 월드컵 전 경기(104경기)를 실시간 시청한다. 북중미 월드컵 미국 중계사인 폭스스포츠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폭스원이 만든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월드컵 최고 관람자(Chief World Cup Watcher)’다. 참가자들은 39일간 월드컵 전 경기를 보는 대가로 1인당 5만 달러(약 7600만 원)를 받는다.
월드컵 열기를 띄우기 위해 뉴욕 심장부에서 독특한 마케팅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폭스스포츠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엄청난 돈을 지불하고 중계권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을 통해 FIFA가 벌어들인 전 세계 중계권 판매 수익은 4억3000만 달러(약 6560억 원)다. 이는 2022 카타르 대회 중계권 판매 수익(3억4000만 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고액이다.
‘역대 가장 비싼 월드컵’으로 불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FIFA는 역대 최고 수익을 벌어들일 게 확실시된다. 북중미 월드컵은 본선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역대 최다 경기가 열린다. 여기에 전체 경기의 4분의3에 해당하는 78경기가 세계 최대 ‘쇼비즈니스’ 시장인 미국에서 개최된다. FIFA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거둬들일 총수익이 역대 가장 많은 130억 달러(약 19조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 카타르 대회 총수익은 75억 달러였다.
FIFA는 중계권과 티켓 판매 외에 경기장 전광판을 활용한 이벤트로도 팬들의 지갑을 열 예정이다. 조별리그 경기가 열리는 일부 경기장에서 79달러(약 12만 원)를 내면 누구나 전광판에 자신의 이름을 노출할 수 있다. 316달러(약 48만 원)를 지불하면 응원 메시지 4개를 추가할 수 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폭스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월드컵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이 104번 열리는 것과 같다”고 했다. NFL 결승전인 ‘슈퍼볼’은 지구촌 최대 ‘돈잔치’가 벌어지는 단일 경기다. 내달 20일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때는 슈퍼볼처럼 ‘하프타임 쇼’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중계사는 엄청난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올해 슈퍼볼 30초 광고 단가는 사상 최고인 1000만 달러였다. 미국 스포츠 비즈니스 매체 스포티코는 북중미 월드컵 미국 중계사인 폭스스포츠와 텔레문도가 하프타임쇼 등을 통해 총 8억5000만 달러(약 1조2900억 원)의 광고 수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팬들에게는 이번 월드컵이 역대 가장 많은 돈을 써야 하는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악명 높은 건 티켓값이다. FIFA는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유동 가격제’를 도입했다. 정찰제가 아니라 수요에 따라 좌석 가격이 달라진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애슬레틱에 따르면 이번 대회 95경기의 티켓 값이 초기 판매가보다 평균 35%가량 올랐다. 결승전 최고등급 좌석의 티켓은 2022년 카타르 대회의 20배가 넘는 3만2970달러(약 5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티켓 재판매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최근 FIFA 공식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는 결승전 티켓 1장이 230만 달러(약 35억 원)에 올라오기도 했다. 애슬레틱은 “전 세계 축구 선수 중 가장 많은 수입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조차도 구매를 주저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월드컵 특수’를 노린 경기장 인근 호텔 등이 숙박 요금을 올리면서 팬들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일본 도쿄에서 출발한 축구 팬이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를 ‘직관’하려면 항공료와 숙박비, 입장권 등으로 최소 약 1만1181달러(약 1700만 원)를 써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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