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의와 엇나가는 與野 당권파… 선거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9일 23시 24분


서울 여의도 국회 모습. 2025.12.2 뉴스1
서울 여의도 국회 모습. 2025.12.2 뉴스1

여야 당권파들이 6·3 지방선거로 나타난 민의와 엇나가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9일 22대 후반기 국회에서 상임위를 독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장동혁 대표의 선거 패배 책임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차지하며 국민의힘의 참패로 끝났다. 다만 서울시장 선거는 장 대표와 대척점에 서 있는 오세훈 시장이 승리했다. 민주당에는 독주 대신 자제를, 국민의힘에는 퇴행 대신 탈태를 주문한 선거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날 민주당 원내 지도부에서는 상임위원장 배분에서 ‘여당 18 대 야당 0’으로 갈 수도 있다는 발언이 나왔다. 정청래 대표가 선거를 앞두고 상임위를 100% 가져갈 수 있다고 했던 것에서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상임위원장은 여야가 협의를 통해 의석수에 따라 나누는 것이 민주화 이후 이어져 온 관례였다.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2020년 총선에서 압승한 뒤 전반기 국회에서 모든 상임위를 차지했고 그것이 입법 독주로 이어졌다. 또다시 상임위 독점 가능성을 거론한 것 자체가 여당이 1년간 보여 온 일방통행을 계속하겠다는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당권파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겼으니 선전한 것이라는 식의 강변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구청장 선거는 25곳 중 민주당이 17곳을 차지해 국민의힘의 대패였다. 게다가 오 시장은 선거 운동 내내 장 대표와 선을 그었다. 대구시장 선거도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역대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중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날만 해도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다수 참여한 ‘대안과 미래’가 연 토론회에서 “장 대표는 정신 승리 같은 아전인수 해석을 그만두라”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전면 재선거 주장, 부정선거 음모론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지금 양당은 기로에 서 있다. 국민은 민주당이 야당을 국정의 다른 한 축으로 인정하는 ‘협의의 정치’를 복원할 수 있을지, 국민의힘이 극단적 세력을 완전히 끊어내고 정부·여당을 견제할 제1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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