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 1채 모집에 6300명… “확률 높이려 다른 도시 지원도”

  • 동아일보

‘하늘의 별따기’ 된 청년 공공임대
1차 서울 청년매입임대 평균 132대1… 출퇴근 편리한 곳은 1000대1 ‘훌쩍’
전월세 상승에 ‘로또 청약’ 방불
“국가 땅 활용 등 다양한 방식 고민을”

지난달 결혼한 회사원 이모 씨(32)는 국토교통부가 19∼39세 청년, 신혼부부 등 젊은층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인 행복주택에 7월 초 입주하기 위해 경기 과천시로 이사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 씨는 “직장이 서울에 있어 통근할 때 왕복 2시간 이상이 걸리지만 당첨 확률을 높이려면 서울 외 지역으로 지원해야 했다”며 “서울 동대문구, 마포구 등의 공공임대에도 지원해 봤지만 모두 탈락했다”고 말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전월세가 급등하며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저렴한 공공임대에 입주하기 위한 20, 30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률은 높아지는데 청년층을 위한 공공임대 공급은 줄어들고 있어 1년 넘게 신청을 반복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사해 긴 출퇴근 시간을 감수하는 사례도 나온다. 청년층이 주로 찾는 빌라 등 비아파트의 공급도 감소하고 있어 이 같은 공공임대 쏠림이 더욱 강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 1000 대 1 경쟁률 웃도는 청년주택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청약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4월 15∼17일 접수를 진행한 2026년 1차 서울 청년 매입임대주택 평균 경쟁률은 132.1 대 1이었다. 373채 공급에 4만9263명이 입주를 신청했다. 서울 LH청년매입임대주택 경쟁률은 2021년 70.7 대 1에서 2024년 220 대 1까지 오르기도 했다. 매입임대는 민간이 지은 주택을 공공이 사들여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공공임대로, 청년매입임대는 최장 10년간 거주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주거 여건이 좋은 단지 위주로 ‘로또 청약’을 방불케 하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보증금 최저 100만 원에 월세 최저 42만 원 선에 공급되는 송파구 H타워오피스텔 전용면적 21㎡는 1388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인근 일반 오피스텔과 비교하면 보증금은 10분의 1, 월세는 절반 수준이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서 공급한 영등포구 한화포레나당산 전용 33㎡(보증금 최저 4788만 원, 월세 최저 21만1000원)의 경쟁률은 6293 대 1이나 됐다.

구청에서 운영하는 청년주택에 거주 중인 직장인 양성훈 씨(27)는 “2년 정도 LH나 SH에서 공급하는 청년매입임대주택에 지원했지만 계속 탈락했다”며 “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 아니면 출퇴근이 편리한 지역에는 입주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했다. LH는 물량 감소에 대해 “정부 정책에 따라 새로운 임대주택 유형이 생기거나 다른 계층에게 우선 공급되면서 청년·신혼부부 대상 물량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공공임대라 해도 민간 물량을 공공이 사들이거나 시공은 민간이 맡아 공급되는 만큼 건설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도 공급 물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 전월세 지속 상승… “공급 방식 다양화해야”

청년들의 공공임대주택 쏠림은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주택종합(아파트, 연립주택, 단독주택) 월세가격지수는 101.6으로 2024년 12월(95.7)부터 1년 5개월 연속 상승했다.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5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전세가격지수도 101.5로 지난해 2월(96.7)부터 1년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주거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 등 비아파트의 공급도 감소하고 있어 전월세 불안 우려는 커지고 있다. 국토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 비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 등) 착공은 9703채로 2021년 같은 기간(3만4049채) 대비 71.5% 감소했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2027년까지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을 9만 채 공급하고 이 중 6만6000채는 규제지역인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12개 지역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최근 발표했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년층이 소득의 상당 부분을 월세로 지출하면 저축을 통해 초기 자산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다”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땅을 활용하는 등 좀 더 다양한 공급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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