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독식’ AI 사업 재편 나서
메타, VR 사업부 수백명 또 해고… AI 핵심 인력은 적극적인 영입
기업공개 앞둔 오픈AI 부실 정리… 동영상 서비스 소라 2년만에 끝
MS-아마존도 잇달아 구조조정
글로벌 빅테크들이 전사적 역량을 인공지능(AI)에 쏟아붓고 있다. 결국 ‘승자 독식’ 구도인 AI 시장에서 경쟁자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돈이 안 되거나 AI와 관련 없는 사업과 인력들은 정리하는 등 ‘AI’에 올인하는 것이다. 메타는 메타버스(디지털 가상세계) 사업 인력 수백 명을 해고했고, 오픈AI는 AI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역시 인사 조직 전체를 AI에 맞춰 뜯어고치고 있다.
● VR 대신 AI 택한 메타
2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는 VR(가상현실) 기기 개발을 맡았던 리얼리티랩스를 중심으로 직원 수백 명을 해고했다. 올 1월 리얼리티랩스에서 1000명 이상을 감원한 데 이어 시행된 추가 조치다. 메타 대변인은 “메타 팀들은 목표 달성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위해 정기적으로 조직 개편과 변화를 시행한다”며 “영향을 받은 직원은 다른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2021년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며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메타는 5년간 700억 달러(약 100조 원)가 넘는 영업손실을 봤다. 결국 지난해 말 스마트안경 등 일부를 제외한 이 사업 대부분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대신 메타는 엔비디아·AMD·구글 등과 잇따라 AI 칩 구매·임대 계약을 맺으며 AI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관련 자본지출로 최대 1350억 달러(약 200조 원)를 예고하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설 태세다. 업계에선 이번 감원도 이 같은 천문학적 투자 비용을 상쇄하려는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대규모 감원을 실시하면서도 AI 핵심 인력 영입에는 적극적이다. 최근 메타는 AI 스타트업 ‘드리머’의 공동창업자인 휴고 바라, 데이비드 싱글턴, 니컬러스 짓코프 등을 영입해 핵심 조직인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MSL)’에 배치했다. 휴고 바라는 과거 메타의 VR 부사장이었지만, 5년 만에 돌아온 회사에서 AI 에이전트 개발 업무를 맡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가 오픈AI·앤스로픽·구글 등 AI 사업 선도 업체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데 대한 위기감이 이번 영입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투자 유치하며 ‘돈 되는 AI’에 집중
스마트폰 화면에 오픈AI 영상 생성 AI ‘소라(Sora)’ 앱이 표시돼 있다. 게티이미지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둔 오픈AI는 투자금 모집에 한창이다. 이날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오픈AI는 벤처투자자들로부터 약 100억 달러(약 15조 원)를 유치하는 계약을 곧 체결하는 등 이번 라운드에서 총 1200억 달러(약 180조 원)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이렇게 모은 투자금으로 최근 개발자를 위한 파이선(프로그래밍 언어) 도구를 만드는 스타트업 아스트랄을 인수하는 등 매출 확대를 꾀할 만한 ‘사업 구조’를 짜는 데 한창이다.
동시에 ‘돈 안 되는’ AI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정리에 나섰다. 오픈AI는 2024년 2월 내놓은 텍스트 기반 영상 생성 AI 서비스인 ‘소라’를 출시 2년 만에 종료한다고 24일(현지 시간) 밝혔다. 소라가 높은 연산 비용을 요구하는 서비스인 데 비해 수익성은 적다는 판단으로, 매출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기업용 AI 개발에 집중할 계획으로 보인다.
앤스로픽, 구글 등 다른 빅테크들의 공세도 이번 결정에 한몫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앤스로픽의 기업용 AI ‘클로드 오퍼스’ 시리즈가 개발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오픈AI의 입지가 좁아졌으며, 구글의 제미나이도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MS와 아마존은 효율을 앞세운 구조조정에 집중하고 있다. MS는 인사 조직 전체를 AI 사업 구조에 맞춰 전면 개편했다. 여기에 인간과 AI 에이전트의 협업에 대비해 인력 재배치와 재교육 등을 담당하는 ‘인력 가속화’ 전담팀도 구성한다.
아마존도 연초 전 세계에서 1만6000여 명 수준의 감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는 등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는 지난해 말 1만4000여 명 감원에 이은 것이다. 감원 대상에는 AWS(아마존웹서비스), 리테일, 프라임 비디오, 인사 부서 등이 포함됐다. 아마존 관계자는 “AI를 성장축으로 제시하며 AI 기반 개발자 도구, 고객 지원, 물류 최적화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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