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병역법 제85조 위헌제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사건 등 선고를 위해 대심판정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예비군 동원훈련 소집통지서를 본인에게 전달하지 않은 가족 등 대리수령자를 형사 처벌하도록 했던 옛 병역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해당 조항은 대리수령자의 책임보다 과하게 형량이 규정됐다는 것이다.
헌재는 “통지서를 수령한 세대주 등이 이를 본인에게 전달해야 하는 의무를 단순히 ‘국가에 대한 행정 절차적 협력 의무’로 보면서 이러한 행정 절차적 협력 의무를 위반한 세대주 등을 ‘과태료’가 아닌 ‘형사처벌’ 하는 심판 대상 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했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병역법 제85조 위헌제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사건 등 선고를 위해 대심판정에 자리하고 있다. 뉴스1헌재는 26일 예비군 동원훈련 소집통지서를 본인에게 전달하지 않은 가족 등 대리수령자를 형사 처벌하도록 했던 옛 병역법 조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판단을 내렸다.
헌재에 따르면 병력동원훈련소집 대상자의 아버지 A 씨는 병력동원훈련소집 통지서를 수령하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아들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2023년 3월 A 씨에게 적용된 벌칙 조항인 옛 병역법 제85조 중 ‘병력동원훈련소집 통지서를 전달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전달하지 아니한 경우’에 관한 부분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이후 병역법이 지난해 1월 개정됨에 따라 병역 의무 부과 통지서 전달 의무 위반은 제85조의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병역법 부칙 제4조는 개정법 시행 전의 위반 행위에 대해 벌칙을 적용할 땐 종전의 규정에 따르도록 해 A 씨는 계속 재판을 받아왔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2026.3.25 뉴스1헌재는 “옛 병역법 제6조 제5항은 병역의무자 본인 부재 시 대신해 소집 통지서를 수령한 세대주 등이 지체 없이 이를 본인에게 전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정부의 업무 수행 절차에 대해 단순히 국민으로서 협력하는 행정 절차적 협력 의무를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심판 대상 조항은 병역의무자 본인이 부재중이기만 하면 병역의무자의 세대주 등이라는 이유만으로 위와 같은 협력의 범위를 넘어 세대주 등에게 소집 통지서를 전달할 의무를 위반하면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사처벌까지 하고 있다”며 “이러한 심판 대상 조항의 태도는 병력 동원 훈련을 위한 소집 통지서의 전달이라는 정부의 공적 의무와 책임을 단지 행정사무의 편의를 위해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은 국가안보의 변화, 사회문화의 변화, 국방의무에 관한 인식의 변화 등과 같은 현실의 변화를 외면한 채 여전히 병역의무자의 세대주 등에 대해 단지 소집 통지서를 본인에게 전달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하고 있는데, 그 필요성과 타당성에 깊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령 그들이 소집 통지서를 전달하지 아니해 행정 절차적 협력 의무를 위반한다고 해도 과태료 등의 행정적 제재를 부과하는 것만으로도 그 목적의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 대상 조항은 훨씬 더 중한 형사처벌을 하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형벌의 보충성에 반하고 책임에 비해 처벌이 지나치게 과도해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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