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대구가 6·3 지방선거에서 핵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6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회동에 나선다. 정 대표가 23일 김 전 총리에게 대구시장 출마를 공개 요청한 지 사흘 만으로, 김 전 총리가 사실상 출마 공식화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대구시장 공천 과정에서 법원에 컷오프(공천 배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한 주호영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 金, 공개 행보로 출마 초읽기
김 전 총리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정 대표와 공개 회동을 하기로 했다. 정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의 삼고초려에도 잠행을 이어갔던 김 전 총리가 공식 행보에 나서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총리 측근은 “당이 대구시장 선거에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고,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수일 내로 (출마 여부에 대해) 말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7일 대구시장 후보 추가 공모를 내고 김 전 총리가 30일경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총리와 정 대표의 회동에서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대구에 안겨줄 수 있는 ‘선물 보따리 패키지’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대구 군공항 이전 등 대구 숙원사업에 대한 지원을 내걸었지만 김 전 총리 측은 더욱 파격적인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의 다른 측근은 “대구·경북 통합이 됐다면 연간 5조 원의 지원을 받았을 텐데, 이번에 불발됐으니 그에 준하는 지원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전 총리의 출마가 성사되면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시장에서 이변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김 전 총리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후보로 나서 낙선했지만 40.33%를 득표했으며 2016년 20대 총선에선 대구 수성갑에서 62.3%의 득표율로 당선된 바 있다. 김 전 총리는 일부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모두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에서는 경북을 제외한 모든 광역단체장을 가져온다는 ‘15 대 1 대승론’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주호영-한동훈 무소속 연대’ 거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신문을 보고 있다. 뉴시스국민의힘에선 ‘컷오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주 의원은 25일 통화에서 “공관위 컷오프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26일 법원에 낼 것”이라고 밝혔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설에 대해선 “우선 가처분 신청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했지만, 컷오프가 유지되면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카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도 컷오프됐을 때 효력 정지 가처분을 냈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당선된 후 복당한 바 있다.
야권에선 주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 현재 무소속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 의원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무소속 연대’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채널A 유튜브에서 “(주 의원이) 보수 재건을 위해 나서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느냐”며 “그러면 우리는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최근 주 의원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만큼 두 사람의 연대도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관위 결정을 번복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장 대표는 “당이 어려울 때는 누군가 희생을 감내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에도 (주 의원이) 당을 위한 결정을 해 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천 내홍이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국민의힘 내에선 “선거운동 국면에서 장 대표가 전면에 부각되면 ‘마이너스’가 될 것”이란 인식이 커지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서울시당위원장 배현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구도에 대해 “서울의 모든 지역에는 장 대표가 (선거 유세를) 오지 못할 것”이라며 “와서 도움이 되는 선거 지역이 단 한 군데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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