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 분기점]
이란 ‘美와 거리둬야’ 조건 걸수도
보험사 유조선 보장 거부도 걸림돌
외교부 “판단 내리긴 일러” 신중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라이베리아 국적의 유조선 선룽 수에즈 막스호가 12일 인도 뭄바이항에 입항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이란 정부가 “‘비적대적 국가’ 선박에 한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용하겠다”는 공식 서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22일)와 국제해사기구(IMO·24일)에 발송했다. 하지만 해협에 고립된 우리 선박 26척의 안전 항행 보장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 외교부는 IMO 회원국에 보낸 서한에서 “비적대적인 선박은 이란 당국과의 협조 아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며 “침략에 가담한 다른 참여국들의 선박은 비적대적 통항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이스라엘 등을 제외한 국가들은 이란의 허가를 받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조현 외교부 장관은 25일 비상경제본부 브리핑에서 “이란 측의 보장이 모두에게 가능한 것인지 등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지금 판단을 내리기는 좀 이르다”고 밝혔다.
정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의 조건으로 이란 당국과 사전 협의를 거친 비적대국에 미국과 거리 두기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경제적·금융적 걸림돌도 상당하다. 현재 통행에 성공했다고 알려진 인도, 파키스탄 등의 선박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은 일반 화물선이나 제품 운반선 위주인 반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대부분은 초대형 유조선(VLCC)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란과 사전 협의를 거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일부 선박이 안전 통행료로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 원)를 지불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직접적인 달러 송금도 불가능하다. 국제 보험사들이 여전히 해협을 전쟁 위험 지역으로 분류해 보장을 거부하거나 고액의 할증료를 요구하는 점도 선사들의 발을 묶고 있다.
해수부는 일부 외국 국적 선박들의 해협 통과와 관련해 “외국 국적 선박이 통과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선박 안전을 담보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