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냉장고-세탁기 등 1위 이어… 주방가전 분야까지 공략 가속
K가전 작년 美시장 점유율 43%… 비싼 가격에도 “품질 좋다” 인기
미국 뉴욕 프랭탕 백화점에 전시된 LG전자의 올레드(OLED) TV. LG전자는 프랭탕 오픈 1주년 특별 전시 파트너로 선정돼 꽃을 주제로 한 작가들의 디지털 아트를 LG OLED TV로 선보였다. LG전자 제공
국내 전자업체들이 북미 가전시장에서 1, 2위를 달리며 GE, 월풀 등 현지 전통 강자들과의 격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최근 가전 가운데 주방 관련 특화 조직을 별도 사업부로 격상하고 주도권 굳히기에 나섰다. 앞서 북미 1위를 차지한 세탁기, 냉장고 등 기존 주력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진 주방가전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 빌트인·쿠킹 사업부로 올린 LG
2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해 기존 키친솔루션(주방가전) 사업부 산하 빌트인·쿠킹사업담당을 사업부로 격상했다. 주방가전에서 식기세척기나 오븐 등 조리용 가전에 특화한 조직이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HS(가전)사업본부는 리빙솔루션, 키친솔루션, 부품솔루션에 빌트인·쿠킹 사업부까지 4개 사업부 체제가 됐다.
LG전자가 빌트인·쿠킹 분야를 별도 사업부로 격상하면서 힘을 싣는 이유는 주 타깃인 미국 주방가전 시장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연간 약 10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미국 주방가전 시장에서 조리기기 부문은 4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표 제품이 레인지다. 가열 조리대인 ‘쿡탑’과 오븐이 결합된 일체형 조리기기로 미국 내 가정 보급률이 100%에 달하는 ‘국민 가전’이다.
LG전자는 북미에서 기존 주력인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에 더해 빌트인·쿠킹 분야에서도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주요 가전 6종 기준 LG전자의 점유율은 22.0%로 1위였다. 6종 가운데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가 1위였고 레인지와 식기세척기가 각각 15.2%, 15.0%로 3위였다. 두 제품 모두 2010년대 중반까지 6∼7% 점유율에 머물렀지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세탁기 등 기존 주력 제품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이들 가전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고 말했다.
● 비싸도 ‘K가전’ 사는 美
세계 최대 가전 소비 시장인 미국에서 한국 기업들이 만드는 K가전은 품질 좋기로 입소문이 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현지 기업 제품보다 비싼데도 한국산을 먼저 찾는 분위기다. 국내 전자업계는 글로벌 가전 소비가 정체된 상황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실제 트랙라인이 LG전자, 삼성전자, GE, 월풀 등 북미 상위 4대 가전 업체의 세탁기기(세탁기+건조기) 평균가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기준 LG전자 제품이 762달러(약 109만 원)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전자(728달러), GE(687달러), 월풀(648달러) 순이었다. 하지만 LG전자, 삼성전자의 점유율 합계는 43.0%로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10년 전인 2015년만 해도 합계 26.8%였는데 1.6배로 뛰었다. 반면 미국 대표 주자 월풀은 계속된 사업 부진에 2021년 140억 달러를 웃돌던 시가총액이 현재 35억 달러로 줄었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6년 GE 가전부문을 인수한 하이얼의 경우처럼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이제 북미 프리미엄 시장까지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의 상향 평준화 속에서 한국 가전기업들이 중국 기업과 차별화할 독보적인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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