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강세 업고 작년 출시 펀드 약진
국내 ETF 순자산 4년새 4.7배 훌쩍
1조 ‘공룡 펀드’도 79개, 2년새 2배
“지수 좌우할 정도… 변동성 더 키워”
올해 1분기(1∼3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레버리지·인버스 제외) 중 1∼5위는 국내 원자력, 반도체 종목에 투자한 ETF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10개 중 4위까지는 지난해 나온 신생 펀드였다.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과거와 달리, 코스피 랠리로 주식 시장 분위기가 바뀌며 ETF 순위가 크게 재편됐다.
미국 투자 ETF가 강세를 보였던 2024년, 방위산업과 해외 반도체가 주목받았던 지난해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2분기(4∼6월) 이후에는 원자력·반도체와 함께 코스닥 ETF가 유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ETF 순자산, 4년 만에 4배 넘게 성장
올 1분기 ETF 성적 상위권은 지난해 상장된 원자력, 반도체 ETF였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수익률 1위(104.13%)에 오른 ‘TIGER 코리아원자력’ ETF는 지난해 8월 상장한 원자력 투자 펀드다. 수익률 2위(92.79%)인 ‘RISE AI반도체TOP10’은 반도체, 3위(90.68%)인 ‘SOL 한국원자력SMR’은 원자력 투자 ETF로 모두 지난해 상장됐다. 상위 10개 ETF 중 6개가 원자력·반도체였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국장 강세에서 나온 테마형 ETF들이 활황 분위기에 힘입어 수익률이 높아지고 순자산 규모가 커졌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이례적으로 크게 오르며 국내 기업 종목과 트렌드를 결부한 ETF 상품들이 좋은 수익률을 냈다”고 분석했다.
국내 ETF 순자산도 크게 늘며 ‘ETF 전성시대’가 열렸다. 2022년 79조 원이었던 순자산은 이달 13일 기준 374조 원으로 4.7배가 됐다. 순자산 1조 원이 넘는 ‘공룡 ETF’는 2024년 34개에서 2026년 1분기에만 79개로 2년도 안 돼 2배가 넘었다.
ETF 전성시대가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간접투자 펀드이지만 개인이 개별 상장종목 주식을 사듯 쉽게 살 수 있다. 투자 가격 대비 성과가 좋으면서 주도주 못지않게 수익률이 난다는 점, 심한 변동성 장세에서 분산 투자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 “올 하반기 코스닥 ETF 유망”
올해 2분기 이후에는 안정적인 채권·금융·배당 관련 ETF나 코스닥 관련 ETF가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경기 하강이나 변동성 및 위험에 대비하는 채권·금융·배당 관련 ETF로 옮겨가면 안정적일 수 있다”며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에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에 코스닥 ETF 역시 유망하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원전 등 주도주가 포함된 ETF는 올해 내내 꾸준히 강세일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공지능(AI) 투자 관련 수혜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원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도 메모리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반도체는 실적 대비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ETF 시장이 커지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ETF의 올해 일 평균 거래대금은 18조 원으로 코스피 거래 대금의 58%에 달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들이 변동성에 따라 ETF를 ‘단타’ 치듯 굴리니 지수가 10%, 20%씩 흔들리게 된다”며 “ETF 수급이 지수를 좌우할 정도가 되면서 변동성 장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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