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8일만에 118건…헌재 ‘사전심사로 걸러내기’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20일 15시 49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2026.3.12 뉴스1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2026.3.12 뉴스1
재판소원 시행 8일 만에 “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을 취소해달라”는 청구가 118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먹방 유튜버 쯔양을 협박한 혐의로 징역 3년이 확정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재판소원을 내는 등 남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헌법재판소는 20일 내부 연구회를 열고 재판소원 사건의 사전심사 방식을 논의한다.

20일 헌재에 따르면 전날까지 접수된 재판소원은 총 118건이다. 법 시행 이후 8일간 하루 평균 14.8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헌재 전체 사건의 하루 평균 접수 건수(8.5건)를 웃도는 수준이다. 헌재는 연간 최대 1만5000건의 재판소원이 접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헌재 안팎에서는 기본권 구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건까지 “법적 판단을 다시 해달라”며 몰려드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19일에는 쯔양을 협박해 수천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징역 3년이 확정된 구제역이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구제역 측은 포렌식 과정에서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은 채 수집된 증거가 유죄 판단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남소 우려가 커지자 헌재 산하 헌법실무연구회(회장 정정미 재판관)는 이날 오후 헌재 대강당에서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과 사전심사 제도’를 주제로 발표회를 열었다. 발제를 맡은 클라스한결 김진한 변호사는 발제문에서 “재판소원 제도로 헌재의 심판 기능이 마비되고 헌재가 담당해야 할 중요한 헌법적 해석이란 과제 수행이 저해된다면 제도 도입의 취지는 반감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사전심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헌재는 헌법연구관 8명으로 구성된 전담 사전심사부를 통해 사건을 1차로 걸러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정광현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토론문에서 “사건 선별은 매우 정치적이거나 자의적인 재판 거부로 비칠 위험이 크다”면서 헌법재판관 수를 현행 9명에서 15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경미 성균관대 교수는 사건 선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법 개정을 통해 ‘중요한 헌법적 의미를 갖거나 기본권 보장에 필요한 경우’에 한해 재판소원을 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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