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습지를 국가정원으로” …대구 달서구 공식 제안

  • 동아일보

마지막 생태자원의 보고(寶庫)
친환경 관광 거점으로 추진

대구 달서구가 24일 달서구 대천동·호림동과 달성군 다사읍·화원읍에 걸쳐 있는 달성습지 일대를 국가정원으로 조성하자는 계획을 공식 제안했다.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은 이날 구청 4층 회의실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새로운 대구, 서부권 생태관광 벨트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핵심은 달성습지와 화원유원지, 대명유수지를 하나의 자연생태 공간으로 통합해 국가정원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구의 생태관광 거점으로 개발하고 친환경 글로벌 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달서구는 사업 추진 배경으로 △기후 위기 시대의 도시 대응 △역사·생태·문화의 연결 △지속 가능한 글로벌 생태관광 도시 △대구 대표 랜드마크 조성을 제시했다. 이 구청장은 “대구는 매년 극심한 폭염으로 고통받는 기후 위기의 최전선”이라며 “달성습지의 광활한 생태공간은 도시의 탄소 흡수원이자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거대한 에어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원유원지의 역사와 문화, 달성습지의 생태, 대명유수지의 재생을 상호 연결해 통합 가치를 모색해야 한다”며 “미래의 대구가 치유와 성장의 도시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달성습지 일대는 낙동강과 금호강, 진천천, 대명천이 만나는 지점에 형성된 자연습지다. 달성습지 약 200만㎡, 화원유원지 약 18만5370㎡, 대명유수지 약 30만㎡ 등 총면적은 약 248만5370㎡에 이른다.

이 지역은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생태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공간이다. 단순한 녹지나 공원을 넘어 하천과 습지의 결합, 철새 도래, 생태자원의 보고(寶庫)로서 역사·문화 관광 가능성도 품고 있다.

달서구에 따르면 현재 이 일대에는 지난해 말 기준 129과 253종의 동물, 80과 326분류군의 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천연기념물인 원앙과 황조롱이뿐만 아니라 멸종위기 1급 수달, 2급 삵·큰기러기·큰고니·잿빛개구리매·수리부엉이·맹꽁이·대모잠자리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정원 지정 요건은 총면적 30만㎡ 이상, 녹지 면적 40% 이상이어야 한다. 지정 전에는 지방정원으로 지정돼 3년 이상 운영된 뒤 정원 품질과 운영 실적, 지역경제 기여도 등을 평가받아야 한다. 이후 대구시가 해당 지역을 지방정원으로 등록하고 정원 관리 전담 조직을 3년 이상 운영한 뒤 산림청장이 국가정원 지정을 결정한다. 현재 국내 대표적인 국가정원으로는 순천만국가정원(2009년)과 울산 태화강국가정원(2019년)이 있다.

이번 국가정원 조성 제안은 대구시가 지향하는 생태정원 도시 구상과 새로운 관광 문화 형성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것이 달서구의 설명이다. 시가 추진 중인 디아크 관광 보행교 건설과 달서구의 에코전망대 건립과도 연계해 관광산업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의 핵심인 디아크 관광 보행교는 길이 428m, 폭 5m 규모로 금호강과 낙동강 합류 지점 인근에 조성 중이다. 카페와 전망대, 낙하분수, 쉼터 등을 갖추며 내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코전망대는 달성습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호림강나루공원 부지에 건립된다. 연면적 약 3500㎡, 높이 111m,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2028년 준공될 예정이다.

달서구는 내년 자체 기본용역을 추진한다. 달성습지는 생태 보전 존으로, 화원유원지는 문화·레저 존으로, 대명유수지는 수변 예술 존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대구시와 협의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달성습지는 대구가 가진 마지막 생태 보고”라며 “이곳을 중심으로 산업 중심에서 생태 중심 도시 이미지로 전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제안이 대구의 미래를 결정할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사진 추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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