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미국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퀄컴 등 빅테크에 인텔 합작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반도체 산업을 두고 미국과 대만이 밀월 관계를 이어가면서 경영난에 빠진 ‘인텔 구하기’에 양국 기업이 함께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TSMC는 이 3개 기업에 공동 투자를 타진하면서 “TSMC는 인텔 파운드리 부문을 운영하되 50% 이상 지분을 소유하진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인텔 파운드리가 완전히 외국 소유가 되는 것을 원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거론된 기업들과 백악관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는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TSMC에 인텔 파운드리 지분 인수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어진 조치로 읽힌다. 지난달 블룸버그통신은 TSMC가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인텔의 파운드리 공장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합작 투자안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장벽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이미 미국 현지 신규 파운드리 공장에 1000억 달러(약 145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텔은 2021년 야심차게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지만 선단 공정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기존의 주력이던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도 부진하며 지난해 기준 약 27조 원의 손실을 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 파운드리와 팹을 (전부) 인수 혹은 매각하는 것은 TSMC나 미국 정부 모두 원치 않는 일”이라며 “인텔 회생을 도와 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TSMC가 방법을 찾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