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정의 손길로 따뜻한 겨울 만들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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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연탄 후원 등 기부 크게 줄어
대구공동모금회, 나눔캠페인 진행
내년 1월까지 이웃돕기 모금 운동
목표액 106억2000만 원으로 설정

1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에서 열린 ‘희망 2024 나눔 캠페인’ 출범식에서 신정환 리만코리아 상무(왼쪽에서 세 번째)가 
1억20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기부한 뒤 김수학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왼쪽), 홍준표 대구시장(왼쪽에서 두 번째),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1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에서 열린 ‘희망 2024 나눔 캠페인’ 출범식에서 신정환 리만코리아 상무(왼쪽에서 세 번째)가 1억20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기부한 뒤 김수학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왼쪽), 홍준표 대구시장(왼쪽에서 두 번째),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지난해부터 고금리, 고물가에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2년째 이어지면서 불어닥친 경제 한파가 나눔의 손길까지 꽁꽁 얼릴 기세다. 기부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겨울이다.

대구 경북에서는 최근 사랑의 온도탑에 다시 불이 들어왔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일 ‘희망 2024 나눔캠페인’ 출범식을 갖고 내년 1월 31일까지 이웃돕기 모금 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대구공동모금회는 올해 캠페인 슬로건을 ‘기부로 나를 가치 있게, 대구를 가치 있게’로 정하고 목표 모금액을 지난해 100억 원보다 6.2% 상향한 106억2000만 원으로 설정했다. 캠페인 기간 동안 중구 동성로 관광안내소(옛 중앙치안센터) 앞에 세운 사랑의 온도탑을 통해 모금 경과를 알릴 예정이다.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 모금액의 1%가 모일 때마다 수은주가 1도씩 올라가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하지만 매년 나눔의 손길이 움츠러들고 있다 보니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구공동모금회에 따르면 희망나눔캠페인 모금액은 2019년 109억4200만 원을 기록한 뒤 2020년 96억8500만 원, 2021년 108억6000만 원, 지난해 103억2000만 원으로 종전 기록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대구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들의 경제 상황이 위축됐고 지난해에 이어 고금리,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며 정기적으로 이뤄졌던 기부 활동을 중단하거나 기부 금액을 줄이는 곳이 적지 않다.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지역 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이차전지나 정보기술(IT), 바이오 기업 등이 건전한 기부 문화를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오 전문 기업 리만코리아는 사랑의 온도탑 출범식에서 1억2000만 원 상당의 화장품 등을 기탁하며 기부 열기에 불을 지폈다.

경북공동모금회는 지난해 목표 모금액 152억 원보다 11% 상향한 164억6000만 원을 목표로 잡았다. 경기 한파가 거세지만 지난해 목표 모금액을 크게 상회한 175억 원을 모금한 만큼 올해도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직접적인 기부가 이뤄지는 연탄 후원은 크게 줄면서 에너지 취약계층이 유난히 추운 겨울을 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지역 연탄 기부 단체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과 대구연탄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연탄 민간 후원은 지난해보다 30% 정도 줄었다.

반면 지역 연탄 사용 가구는 점차 늘고 있다. 대구시 등에 따르면 2021년 1414가구였던 연탄 사용 가구는 올해 현재 1843가구로 늘었다. 난방비 부담으로 인해 기름보일러나 가스보일러 대신 연탄난로를 들여놓는 에너지 취약계층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심미진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대구경북본부장은 “지역 연탄 생산을 책임지던 안심연료단지가 문을 닫아 안정적인 연탄 수급이 어려워져 연탄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100원 정도 더 비싸지면서 개인 기부자마저 크게 줄었다”며 “연탄이 필요한 이웃은 점점 늘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다. 경기 한파로 모두 어려운 상황이지만 더 힘든 겨울을 보낼 이웃을 위해 기부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공동모금회#나눔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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