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이웃과 함께 합니다”… 올해도 국내외 재난현장서 활약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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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다시 희망으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올여름 호우 대비 비상근무 서고 이재민 지원
새만금 잼버리 땐 냉방차 투입해 온열 질환자 돌봐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에 주택 200동 짓기도

서울 마포구에 소재한 희망브리지 회관.
서울 마포구에 소재한 희망브리지 회관.
올해는 폭우, 폭염, 때 이른 강추위에 지진까지 기후 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한 해였다. 크고 작은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62년 역사의 재난 구호 모금 전문 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신속하게 대응했다.

수해 지역 이재민 구호·지원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희망브리지 함양 재해구호물류센터에서 이재민을 위한 구호물품을 싣고 있다. 희망브리지 제공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희망브리지 함양 재해구호물류센터에서 이재민을 위한 구호물품을 싣고 있다. 희망브리지 제공
전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 7월 희망브리지는 호우 피해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재난안전상황실을 가동하며 전 직원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경기 파주와 경남 함양에 위치한 재해구호물류센터에서는 각 지자체로부터 위탁·보관하고 있는 응급 구호 키트와 생수 등의 구호 물품을 긴급 출고했다. △응급 구호 키트 5079세트(9만3804점) △대피소 칸막이 951개 △간이침대 200개 △이온음료 3301병 △생수 20만268병 △라면 2만8544개 등 총 42만8300점의 구호 물품을 지원했다.

또한 이재민을 위한 식사 및 간식 지원도 이어갔다. 충북 괴산, 충남 청양 지역에서 이재민과 군인, 경찰, 봉사자들을 위해 정성껏 차린 식사를 지원했다. 제공된 식수는 총 4000인분 상당이며 매 식단을 5찬 이상의 구성으로 지원했다.

이번 수해 현장에서 희망브리지 특수임무구조단과 예술인연합봉사단, 의료봉사단도 크게 활약했다. 세 봉사단의 단원들은 피해 소식을 듣자 생계를 제쳐 두고 경북 예천과 충북 괴산, 충남 청양 등 피해 지역을 누비며 세탁, 식사, 의료 봉사를 담당했다. 희망브리지의 세 봉사단 단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큰 피해를 입은 이재민에게 큰 위로와 도움이 됐다.

이재민을 위한 도움의 손길
기록적인 호우가 이어지자 희망브리지를 통해 유명인 등 많은 사람의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희망브리지의 희망대사 이승윤을 비롯해 방송인 유재석, 배우 김혜수, 가수 싸이, 배우 김우빈, 배우 신민아 등 많은 연예인이 기부를 이어 나갔다. 삼성, SK, 현대차그룹, 카카오 등 많은 기업의 성금도 전해졌다.

청주 오송지하차도에서 3명의 목숨을 구한 화물차 운전기사 유병조 씨가 희망브리지 김희년 본부장에게 수해 의연금을 전달하고 있다.
청주 오송지하차도에서 3명의 목숨을 구한 화물차 운전기사 유병조 씨가 희망브리지 김희년 본부장에게 수해 의연금을 전달하고 있다.
또한 호우로 인해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한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현장에서 3명의 목숨을 구해 화제가 된 화물차 운전기사 유병조 씨는 희망브리지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임팩트재단이 함께하는 ‘도로 위 히어로즈’로 선정돼 받은 포상금에 사비를 더해 수해 의연금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2023 새만금 잼버리 대회 긴급 지원
2023 새만금 세계 잼버리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심신 회복 차량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3 새만금 세계 잼버리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심신 회복 차량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지난 8월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2023년 새만금 세계 잼버리에서는 다수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희망브리지는 주요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잼버리 참여자를 위한 긴급 현장 구호에 나섰다.

포스코와 LG는 쿨스카프 2만5000장을, LG는 얼음냉수 지원을 위한 냉동 차량 6대, 하이트진로는 생수 10만 병, 동아오츠카는 박카스 5000병을 전해 왔다. 또한 현대차그룹과 롯데의 후원으로 제작된 심신 회복 차량도 투입됐다. 이 차량은 강력한 냉방 기능을 갖추고 있어 고온 속 그늘이 없는 현장에서 더위에 지친 참여자들에게 큰 도움을 줬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 임시 주거시설 200동 지원
희망브리지 형제의 마을 입주식에 참여한 희망브리지 희망대사 개그맨 이승윤(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자신의 이름이 적힌 현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희망브리지 제공
희망브리지 형제의 마을 입주식에 참여한 희망브리지 희망대사 개그맨 이승윤(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자신의 이름이 적힌 현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희망브리지 제공
지난 2월 지진으로 5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3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본 튀르키예의 이재민을 위해 추진한 ‘희망브리지 형제의 마을’을 7월 완공했다. 마을은 튀르키예 중남부에 위치한 카흐라만마라슈 지역에 200동 규모로 조성됐다. 카흐라만마라슈 지역은 지진의 진원지인 가지안테프 인근 지역으로 지진 당시 약 54만 명이 천막에서 거주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이번에 지원한 주거시설은 긴급한 상황으로 인해 품질이 낮은 임시 주택이 공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문 자문위원과 함께 3곳 이상의 제조업체를 찾아 설계, 자재를 비롯해 설비, 제작 여건, 공정 등을 꼼꼼히 따졌다. 또한 모든 임시 주택 제작 과정에 참여해 제작 과정을 감리하고 검수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희망브리지 형제의 마을의 임시 주택은 현지 기준보다 단열을 강화했고 내부에는 삼성전자의 에어컨, TV, 냉장고 등이 설치됐다.

희망브리지 형제의 마을 입주식 행사에 참여한 희망브리지의 희망대사이자 튀르키예 지진 성금 기부자인 개그맨 이승윤은 본인의 이름이 적힌 현판을 직접 임시 주택에 붙이고 이재민을 위해 푸드트럭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마을의 아이들과 축구를 하며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한편 희망브리지는 희망브리지 형제의 마을 외에도 튀르키예 한인회와 함께 하타이주 이스켄데룬시에 조성한 ‘한국마을’에 교육, 문화 등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을 12월 완공 목표로 조성 중이다.

이재민을 향한 지속적인 지원
희망브리지는 올 추석을 맞이해 지난 4월 산불로 피해를 본 강릉, 홍성 등 367가구에 명절 지원금 7억3400만 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6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성금 약 127억 원을 산불 피해 이웃에게 전달한 바 있으며 현재까지 피해 시도에서 지원 요청이 있을 시 추가로 성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지자체의 신청에 따라 냉해 등 이상저온으로 과수·농작물 피해를 본 전남, 경기 등 전국 11개 시도 3090가구에 가구별 100만 원씩 총 30억9000만 원을 지원했다.

희망브리지는 올여름 수해로 인한 사망 피해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1차 긴급 성금 6억6000만 원의 의연금을 긴급 지원한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전국 16개 시도 이재민에게 국민 성금 약 57억 원을 신속 지원하기도 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1961년 전국의 신문사와 방송사, 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설립한 순수 민간단체이자 국내 자연재해 피해 구호금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정 구호단체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1조6000억 원의 성금을 누적 지원했으며 6000만 점 이상의 구호 물품을 지원했다.

공익법인 평가 기관인 한국가이드스타가 발표하는 공익법인 투명성, 재무 안정성 평가에서 5년 연속으로 최고 등급을 받는 등 국민 성금을 투명하게 배분하며 집행하고 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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