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있는 코스요리 같은 4중주 기대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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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4중주단 ‘리수스 콰르텟’
내달 1일 예술의전당서 연주회
“다양한 무대로 팬들과 소통할 것”

6월 1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정기연주회 ‘새로운 바람’을 여는 리수스 콰르텟. 왼쪽부터 비올라 장은경, 제2바이올린 유지은, 제1바이올린 이해니, 첼로 마유경. 리수스 콰르텟 홈페이지
6월 1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정기연주회 ‘새로운 바람’을 여는 리수스 콰르텟. 왼쪽부터 비올라 장은경, 제2바이올린 유지은, 제1바이올린 이해니, 첼로 마유경. 리수스 콰르텟 홈페이지
“코로나19 팬데믹이 저희를 만들었죠. 이제 엔데믹에 대한 감사를 이 콘서트로 표현하려 합니다.”

2021년 미국 최대 실내악 제전인 피시오프콩쿠르 우승, 이듬해 영국 위그모어홀 현악4중주 콩쿠르 특별상 수상과 미국 옐로스프링스콩쿠르 우승으로 주목받은 현악4중주단 리수스 콰르텟이 두 번째 정기연주회 ‘새로운 바람’을 연다. 6월 1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리수스(risus)는 라틴어로 ‘웃음’을 뜻한다. 연습장소 부근인 서울 용산구의 카페에서 24일 만난 네 사람은 시종 잔잔한 웃음과 함께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들은 서울대 기악과 동문으로 제1바이올린 이해니와 첼로 마유경이 2010년, 제2바이올린 유지은과 비올라 장은경이 2012년 입학했다.

“지은이와 제가 먼저 미국에서 같은 4중주단에 참여했는데 코로나19로 깨졌어요. 4중주를 계속하고 싶어서 한국에 있던 두 분에게 ‘텍사스로 와서 함께 4중주 수업을 듣자’고 제안했죠. 우리끼리 ‘코로나19가 낳은 4중주단(Covid born quartet)’이라고 불러요.”(장은경)

이번 공연에서는 하이든의 현악4중주 55번과 베베른의 ‘현악4중주를 위한 다섯 악장’, 베토벤 현악4중주 15번을 들려준다.

“하이든 곡은 위그모어홀 공연에서 많은 칭찬을 받아 좋은 추억이 있는 곡이에요. 곡에 환영의 분위기도 있고요.”(장은경)

“베베른의 곡은 짧고 간결한 현대곡입니다. 베토벤의 현악4중주 15번은 3악장에 ‘병에서 나은 자의 감사’라는 제목이 있죠. 길고 어려운 도전이지만, 이 시대와 맞는다고 생각해 골랐습니다. 새 첼리스트가 들어와 새로운 깊이와 다양함을 보여주고 싶었어요.”(이해니)

콘서트 제목 ‘새로운 바람’처럼 리수스 콰르텟은 변화의 시점이다.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세계적 권위를 지닌 선배 4중주단 미로 콰르텟의 지도를 받으며 상주 4중주단으로 활동하다 이달 졸업했다. 기존 첼리스트가 미국에서 계속 활동하기를 원했지만 세 사람은 고국에서 활동하기로 마음을 맞춰 새로 첼리스트 마유경을 영입했다. 새 멤버에 대해 묻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음악적이다”(유지은), “타고난 음악가인데 연습하면 맹렬하게 돌변한다”(이해니)라는 답이 돌아왔다.

리수스의 연주는 콩쿠르에 참가할 무렵 깔끔한 느낌이었다면 요즘은 한층 자유로워졌다는 평을 받는다.

“예전에 ‘정갈한 한정식’ 같았다면 요즘은 주방장이 알아서 내주는 코스요리 같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기대하지 않았던 것까지 튀어나온다는 거겠죠.”(유지은)

“앞으로도 기본에 충실하면서 저희만의 색깔을 계속해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마유경)

네 사람은 미로 콰르텟에게서 배운 점으로 기교와 예술성뿐 아니라 관객과의 소통을 강조한 점을 들었다.

“자신들을 잘 알려라. 연습만 하고 다른 걸 모르는 ‘온실의 화초’가 되지 말라고 가르쳐주셨죠. 소셜미디어 활동과 다양한 성격의 무대로 계속해서 음악팬과 소통하겠습니다.”

3만∼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새로운 바람#현악4중주단#리수스 콰르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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