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그레이트 한강, 별도 법인 또는 전담 조직 설립해 지속적으로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6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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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현지 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그레이트 한강’ 사업을 위한 전담 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시장이 바뀌더라도 그레이트 한강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현지 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기자간담회에서 “15년 전 시작했던 한강프로젝트는 철학을 달리하는 후임 시장에 의해 거의 무화되다시피 돼 10년 동안 한강변에 변화가 거의 없었다”며 “한강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에 지속 가능한 기구를 검토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내부에 한강사업본부를 만들거나 코펜하겐의 ‘하펜시티’처럼 별도의 법인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 시장은 “개별 사업 단위로 일을 추진하다보면 적자가 나는 사업도 있고 흑자가 나는 사업이 있을 수 있다”며 “여러개 사업을 추진하는 조직을 만들어 흑자 사업의 이익을 적자나는 사업에 투자하고 민간에서 얻는 이익은 시민에게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다만 별도 법인을 설립할 경우 최소 1년 정도의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시장은 유럽 순방 중 함부르크의 하펜시티를 둘러본 뒤 이 같은 구상을 가다듬었다. 1995년부터 진행된 하펜시티 개발은 함부르크시가 100% 지분을 가진 항구 및 택지개발회사가 주도해 진행됐다. 마스터플랜이 2000년 의회를 통과한 이후 2004년부터 개발이 본격화됐고, 16개의 지구 단위 상세 계획을 수립해 도시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펜시티 개발의 특성은 지속성과 개방성”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적으로 워크샵을 열어 “자전거 저장소를 설치했으면 좋겠다”는 등의 주민 의견을 수렴해 마스터플랜을 계속 보완한다. 이후 지구상세계획이 확정되면 본격적인 개발에 나선다. 지구상세계획은 강력한 구속성을 갖는데, 계획에 따라 심은 나무 한 그루가 죽으면 다시 나무를 심어야 할 정도다. 또 시가 100% 지분을 갖는 별도 법인이 계획을 추진하기 때문에 시장과 부시장이 감독이사회를 맡아 공공성을 확보한다.

18일(현지 시간) 독일 함부르크 하펜시티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하펜시티는 함부르크시가 100% 지분을 가진 ‘하펜시티 함부르크 유한책임회사’가 개발을 주도해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이날 오 시장은 그레이트 한강 사업에 대한 시민단체와 환경단체의 비판도 적극 반박했다. 오 시장은 “15년 전 한강 르네상스를 시작할 때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시민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진전됐는지는 모든 수치가 증명한다”며 “기존에 만들었전 생태 습지공간을 생물종 다양성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코펜하겐=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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