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 북한의 딜레마…지력 훼손 막기 위한 ‘유기 농법’ 장려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24일 0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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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에서 ‘유기농법’의 이점을 선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 News1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에서 ‘유기농법’의 이점을 선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 News1
식량난 해결을 위한 증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북한이 한편에선 환경을 보호하고 지력 개선을 위해 유기농법을 장려하고 있다. 증산도 중요하지만 무분별한 농사로부터 지력도 보호해야 하는 나름의 고충이 읽힌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중앙TV는 최근 ‘보도’에서 유기농법을 연구하는 과학자들과 이를 직접 도입해 성과를 낸 농장의 소식을 전하며 유기농법의 이점에 대해 선전했다.

TV가 예시로 든 유기농법은 화학농약 대신 생물농약을 사용하는 것과 지렁이 퇴비와 우렝이(우렁이)를 활용해 농사를 짓는 것 등이다. TV는 이같은 유기농법이 화학 제품을 사용하는 것보다 인체와 생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앙TV 기자는 “생물농약은 화학농약에 비해 인체와 생태 환경에 아무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살충과 살초, 살균, 성장 촉진 효과가 매우 뚜렷하고 효과 지속 시간이 길어 농작물의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확고를 담보해준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생물농약을 사용했다는 한 농장의 농장원도 “화학농약은 농작물에 이로운 동물, 곤충, 미생물도 다 죽이는데 생물농약은 무공해 농약으로 이런 영향을 전혀 주지 않는다”며 “좋은 점이 많다”라고 언급했다.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에서 ‘유기농법’의 이점을 선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 News1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에서 ‘유기농법’의 이점을 선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 News1


지렁이와 우렁이를 활용한 유기농법의 경우 지력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강조됐다.

지렁이 퇴비를 활용한 농법을 연구하고 있다는 김일성종합대학의 연구사는 “유기오물을 먹은 지렁이가 내뱉은 배설물로 만든 퇴비는 일반 퇴비에 비해 영양원소 함량이 1.5~2배 정도 더 높게 함유돼 있고 식물성장호르몬과 항균성 물질이 함유돼 있다”며 “지렁이 퇴비를 사용하면 토양의 비옥도를 높인다”라고 말했다.

우렁이 사용으로 덕을 봤다는 한 농장에서는 “모든 논에 우렁이를 놓아준 농장은 살초제를 쓰지 않고도 99% 이상의 김잡이(김매기) 효과를 봤다”며 “우렁이 배설물이 논판의 지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주어 저수확지에서도 정보당 알곡을 2배 이상 높이는 덕을 봤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지속 가능한 농업을 추구하는 유기농법은 극심한 식량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 ‘알곡 생산’을 경제 부문 중 달성해야 할 12개 고지 중 첫 번째로 두고 농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최근 북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북한은 농업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면서도 한편으로 이로 인한 지력 훼손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번 훼손된 지력을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과거 산림 황폐화를 교훈 삼아 유기농법을 통한 지력 증진도 동시에 꾀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무분별하게 산지를 개간하고 땔감용 나무를 벌목하면서 산림의 황폐화를 겪었다. 이후 산림을 재생하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최근까지도 매년 폭우와 홍수, 태풍 등 자연재해로 상당한 인적, 물적 피해를 입고 있다.

한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경봉쇄가 3년이 지나도록 완전히 해제되지 못하면서 외부로부터 화학 비료의 원료 수입이 어려웠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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