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높은 K패션, 다양함 갖춰” 바이어 북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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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FW 서울패션위크 성황
국내 디자이너들 세대교체 한창…해외 편집숍 바이어들 대거 찾아
K콘텐츠 달라진 위상 입증하듯 파리패션위크선 수주액 크게 늘어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패션위크에서 이청청 디자이너의 브랜드 라이(LIE)가 2023 가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는 K패션 브랜드에 대한 ‘패션 강국’ 바이어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서울시 제공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패션위크에서 이청청 디자이너의 브랜드 라이(LIE)가 2023 가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는 K패션 브랜드에 대한 ‘패션 강국’ 바이어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서울시 제공
1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3 가을겨울(FW) 서울패션위크. 프랑스, 독일, 일본 등 각국 바이어들이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의 부스를 돌며 옷을 살펴보는 등 구매 상담이 한창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일본 한큐백화점의 바이어 A 씨는 “한국 패션은 디테일과 완성도가 무척 좋고 빠른 시간 안에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생산 부문도 강점이 있다”며 “K팝 등 시대적 조류를 등에 업고 K패션이 주목받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패션위크는 글로벌 패션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3세대(업력 약 10년)·4세대(약 5년) 디자이너들이 대거 컬렉션을 공개하며 한국 패션업계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자리였다. 15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이번 행사에는 프랭탕(프랑스)·한큐(일본)·브라운스패션(영국)·마이테레사(독일) 등 패션 선진국의 백화점과 편집숍 바이어가 대거 참석해 이 디자이너들에게 관심을 가졌다.

한국의 단청과 백자 등 전통 문양을 재해석한 아트워크를 드레스와 셔츠 등에 담는 것으로 유명한 브랜드 두칸(DOUCAN)은 K팝 인기가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과거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나 뉴진스의 혜인과 에스파가 두칸의 옷을 입고 나와 화제가 됐었다. 최충훈 두칸 디자이너는 “K컬처가 세계적 유명세를 얻기 전 K패션은 옷 자체만으로 글로벌 무대의 문을 두드려야 했지만, K팝 스타들이 우리 브랜드를 입으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달 2일(현지 시간)부터 5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패션박람회인 트라노이(TRANOI)에 마련된 ‘서울패션위크 전용관’에서의 수주 실적은 올해 급증했다. 여성복 브랜드 므아므(MMAM)와 두칸은 각각 올해 수주액이 전년 대비 3배와 1.5배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하이패션 브랜드가 패션 선진국에서 관심이 높아진 것이 눈여겨볼 만한 지점이다. 그간 패션업계에서는 송지오 우영미 정욱준(준지) 등 2세대 패션 디자이너 이후에 파리패션위크 등에서는 브랜드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랐다. 행사장에서 만난 바이어 A 씨는 “일본에서는 2018년부터 오아이오아이(OIOI)·널디 등 한국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며 “최근 한큐백화점에서 이청청 디자이너의 ‘라이(LIE)’ 팝업스토어를 수차례 열었는데 VIP 고객들의 반응이 무척 좋았기 때문에 한국 3, 4세대 디자이너 제품을 많이 구매하려 한다”고 했다.

K패션의 포트폴리오가 다양화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보더리스 패션을 선보이는 브랜드 므아므의 박현 디자이너는 “패션위크에서 바이어들에게 ‘화려한 프린팅 위주로 선보이는 기존 한국 브랜드와 차별화됐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김성찬 한국패션산업회 부회장은 “해외 진출 초반에는 결실이 없더라도 적어도 3년에서 5년 정도는 지속적인 시장 개척 활동이 필요하다”며 “정부를 비롯해 벤처투자자(VC) 등 민간에서도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인디 디자이너나 패션기업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서울패션위크#k패션#바이어#편집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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