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희망이 보이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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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한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시장의 대표적인 글로벌 지수 제공 업체로는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와 MSCI가 있다. FTSE는 이미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있는 반면 MSCI상 한국은 여전히 신흥국이다. MSCI는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 규모는 선진국 수준으로 평가하지만,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이유로 한국을 신흥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MSCI가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한 내용은 △24시간 거래가 불가능한 외환시장 △영문 공시 미제공 등 외국인과 내국인 간 정보 접근성 차이 △세계 기준과 다른 배당 지급 방법 △복잡한 외국인투자가 등록 과정 등이다. 모두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없다면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들이다.

정부는 해당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적극 나서고 있다. 24시간 외환시장 개장은 아니어도 영국 런던거래소가 개장되는 시간(한국 시간 오전 2시)까지는 외환시장이 열리도록 거래 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이 이미 발표됐고, 상장사의 영문 공시 의무화, 배당 지급 절차 개선, 외국인투자가 등록 과정 간소화 계획도 나온 상태다.

MSCI는 매년 6월 초 국가별 시장 접근성 결과를, 6월 하순에는 선진국과 신흥국 재분류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해 6월 한국의 시장 접근성 평가는 오히려 악화됐다. 일부 기업의 외국인 지분이 투자 한도에 다다랐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다. 시장 접근성 문제 개선을 위한 조치들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아직 실질적인 제도 개선보다는 당국의 개선 방향성만 공개된 가운데 MSCI가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외국인 접근성 개선을 위한 노력은 평가에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려면 우선 6월 말 선진국 편입 후보군으로 분류돼야 한다. 이후 내년 6월 말 평가 결과 발표에 따라 2025년 5월 말 최종적으로 선진국 그룹에 들어가게 된다. 이대로 진행된다 해도 실제 편입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필요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의 저평가)’는 한국이 신흥국지수 국가라서가 아니라 선진국에 준하는 제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즉,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해소되는 게 아니라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해소될 수 있다. 지금까지 정부의 노력이 MSCI 시장 접근성 평가에 얼마나 반영될지를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msci 선진국지수#ftse#신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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