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장관 “우크라가 러시아 노린 전쟁”…국제회의 ‘폭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5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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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교장관이 국제회의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국’이라고 주장했다가 비웃음을 샀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3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인도 외교부와 옵서버리서치재단이 주최한 지정학 및 글로벌경제 포럼 ‘라이시나 다이얼로그’에서 발언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우리가 끝내려고 하는, (서방 진영이) 우크라이나 국민을 이용해 러시아를 노리고 시작된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청중에서는 폭소가 터져나왔다. 라브로프 장관은 주춤하며 말을 더듬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정책을 포함한 러시아의 각종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24일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이름 아래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는 전쟁 책임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돌리고 있다. 하지만 서방의 러시아 에너지 제재에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려온 인도에서마저 이 같은 주장이 웃음거리로 치부되는 순간이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러시아는 서방의 그 어떤 파트너에도 더는 의존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그들이 또 송유관을 날려버리도록 허용하지 않겠다고”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발생한 발트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 책임이 서방에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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