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냉난방 첫 진출지역 美 택한 이유는…“온수기 신화 잇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8일 0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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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나비엔, 냉난방공조 시장 진출
온수기 경험 살려 미국부터 공략
서탄공장 연 439만 대까지 증설

경기 평택시 경동나비엔 서탄공장 전경. 경동나비엔 제공
보일러 생산업체 경동나비엔이 전 세계 320조 원 규모에 달하는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 진출한다. 특히 캐리어 등 기존 HVAC 강자들이 즐비한 북미시장부터 공략한다. 미국에서 ‘콘덴싱 온수기 1위’에 오른 경험을 살려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창출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경동나비엔은 24일 경기 평택시 서탄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HVAC 진출 계획을 밝혔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총괄 부사장은 “올해 북미 시장에서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를 출시하고 HVAC 공략에 나설 것”이라며 “차별화된 기술로 전 세계 HVAC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이 HVAC 공략의 ‘선봉’으로 내세운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는 현재 미국의 주된 난방 방식인 ‘퍼내스’를 보완한 것이다. 퍼내스 방식은 공기를 가열한 후 실내로 공급하는데, 실내 공기가 쉽게 건조해지는 단점이 있다.

반면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 방식은 물과 공기의 열 교환으로 따뜻한 공기를 공급한다. 상대적으로 실내공기질이 좋다. 미국에 새로운 냉난방 방식을 보급해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게 경동나비엔의 전략이다. 김 부사장은 “보일러 시장은 전 세계 30조 원 수준이지만 HVAC 시장은 320조 원에 달한다”며 “최종적으로 세계 HVAC 시장의 10%를 차지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미국으로 선적하는 온수기 제품을 생산하는 모습. 경동나비엔 제공
경동나비엔이 HVAC 진출선언 이후 미국 시장을 첫 ‘타깃’으로 삼은 것은 기존 온수기 시장의 성공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는 2008년 미국 온수기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미국인들이 대부분 200~300L 규모의 물탱크를 데워 놓았다가 사용하는 ‘저탕식 온수기’를 사용할 때, 필요할 때마다 바로 물을 데울 수 있는 ‘콘덴싱 온수기’를 내놨다. 첫 해 미국에서 2만 대가 팔렸던 경동나비엔 콘덴싱 온수기는 지난해 80만 대가 팔려나갔다.

시장 조사로 기존 제품의 불편함을 개선한 신제품을 출시해 성공한 이 방식을 HVAC에서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시장 개척은 회사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2006년 1821억 원이던 경동나비엔 매출은 지난해 잠정 1조1601억 원으로 6배 이상으로 늘었다. 수출액 역시 2006년 2391만 달러에서 2021년 4억6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5억 달러 수출의 탑’도 받았다. 보일러 업계에선 최초다.

경동나비엔 서탄공장 내부에서 보일러 내구성 실험을 하는 모습. 경동나비엔 제공
경동나비엔은 경기 평택시 서탄공장을 증설해 기존 보일러‧온수기는 물론 새로운 HVAC 제품 생산에 나선다.

이 공장은 약 13만2231㎡(4만 평) 규모로 단일 보일러 공장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2014년 연 120만 대 생산 규모로 시작해, 현재 연 200만 대를 생산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서탄공장의 생산 규모를 2026년까지 연 439만 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올해 미국시장을 공략할 신제품인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 등 신제품도 여기서 생산한다.

배형민 경동나비엔 서탄공장 관리부문장은 “보일러 제품은 가스나 물이 새면 소비자 안전이 크게 위험해진다”며 “품질을 철저히 관리해 제품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택=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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