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늘려 다양성 높이고 전문가 모셔 현안 대응…사외이사 영입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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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27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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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제공) 2022.11.13/뉴스1
(SK 제공) 2022.11.13/뉴스1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요 기업들이 신규 사외이사에 여성 비중을 늘리며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1명 이상 여성 사외이사를 둬야 하는 의무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를 넘어 ‘고위 관료 출신 남성’으로 굳어졌던 사외이사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현안에 대응하거나 주력 사업을 위해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경쟁력을 높이는 기업들도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도 기업들은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8월 시행된 자본시장법에 ‘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의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한다’는 규정이 포함되면서 사실상 여성 사외이사 선임은 기업의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됐다.

SK하이닉스는 다음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는 안건을 논의한다.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김정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할 예정이다.

SK그룹 계열사인 SKC에선 채은미 전 페덱스코리아 사장이 사외이사로 합류할 예정이다. 글로벌 1위 특송기업인 페덱스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페덱스코리아 첫 한국인 지사장까지 역임한 입지전적 여성 기업인이다. 채 전 사장이 선임되면 SKC 사외이사 가운데 여성이 절반을 차지하게 된다.

삼성SDI, 카카오, LG디스플레이 등도 임기가 남아 있는 여성 사외이사 외에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신선경 법무법인 리우 자문파트 파트너 변호사, 박상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추천했다.

자산규모가 2조원을 넘지는 않지만 자발적으로 여성이사를 선정한 곳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미라 전 GE코리아 인사총괄(전무)를 이미 선임했고 삼양그룹 화학 계열사 삼양사도 양옥경 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임시 주총을 열고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지난 4월 여성 환경 전문가인 한화진 사외이사가 환경부 장관으로 지명돼 사퇴하면서 유 전 본부장을 뽑은 것이다.

대내외 이슈 대응 또는 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사외이사에 추천한 기업도 있다. 현대자동차는 국제통상 전문가인 장승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장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국제통상 전문가로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 중재인,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위원 등을 지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방지법(IRA)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홀딩스도 국제거래, 통상 관련 이슈에 대비해 김준기 국제상업회의소 국제중재법원 부위원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LG전자는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전장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 모빌리티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새 사외이사로 추천된 서승우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2013∼2014년 미국 스탠퍼드대 자동차연구센터(CARS) 방문교수를 지냈고 현재는 서울대 지능형 자동차 IT 연구센터장과 대한전자공학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LG전자 VS(전장)사업본부는 지난해 169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기준 흑자 전환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과 함께 ESG경영 강화에 초점을 맞춰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가속도가 붙었고 통상 이슈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해당 분야 전문가를 영입하는 추세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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