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번엔 청주-군산 공군기지 ‘전술핵 타격’ 위협…美 ‘확장억제’ 무력화 노림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0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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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8일 오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훈련을 진행했다고 19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밝혔다. 신문은 “미사일총국이 발사훈련을 지도했으며 훈련엔 ICBM 운용부대 중에서 발사 경험이 풍부한 제1붉은기영웅중대가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18일 오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훈련을 진행했다고 19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밝혔다. 신문은 “미사일총국이 발사훈련을 지도했으며 훈련엔 ICBM 운용부대 중에서 발사 경험이 풍부한 제1붉은기영웅중대가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미국 본토를 때릴수 있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틀 만인 20일 한미 공군기지를 ‘전술핵무기 타깃’으로 상정해 초대형방사포(KN-25)가 유력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도발을 강행했다.

화성-15형 발사 다음날(19일) 한미가 B-1B 전략폭격기와 F-35A 스텔스전투기 등을 동원해 대북 무력시위를 벌인 것에 또 다시 맞불을 놓은 것. 다음달 중순 한미 연합훈련 때까지 연쇄 도발로 긴장을 고조시켜 ‘강 대 강’ 벼랑끝 대치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군에 따르면 20일 오전 7시~7시 11분경 평남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이 발사됐다. 사거리는 각각 390여 km, 340여 km로 파악됐다고 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도발 1시간여 뒤 “한미 연합훈련에 맞서 600mm 방사포로 ‘적 작전비행장’을 가상 조준해서 쐈다”고 보도했다. 특히 “발사점에서 각각 395km와 337km 사거리의 가상 표적을 설정해 동해상으로 사격했다”며 “600mm 방사포는 최신형 다련발(다연장) 정밀공격무기체계로서 적의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을 할당해둘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수단”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이 쏜 SRBM의 낙하 지점을 남쪽으로 돌리면 각각 F-35A가 배치된 청주 공군기지와 F-16전투기가 배치된 전북 군산 주한 미 공군기지에 정확히 닿는다.

군 관계자는 “유사시 한미의 핵심 공군 전력을 핵 선제타격으로 초토화하겠다는 위협”이라며 “화성-15형 도발로 워싱턴을 겨냥한 데 이어 전술핵의 최우선 표적이 한미 공군기지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20일 초대형방사포(KN-25)의 ‘전술핵 타격 표적’으로 설정한 청주 공군기지와 전북 군산 미 공군기지는 한미 공군의 핵심 전력이 배치된 곳이다. 이들 전력은 유사시 미 전략폭격기와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지휘부를 최단 시간내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소나기’ 전술핵 공격, 한미 공군 초토화 위협


실제로 북한의 화성-15형(ICBM) 도발 다음날(19일)에도 청주기지 소속 F-35A 스텔스전투기와 군산기지에 배치된 F-16 전투기 편대가 한반도로 전개된 B-1B 전략폭격기를 호위하면서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북한이 도발하면 압도적인 연합 공군력으로 도발 원점과 지원·지휘 세력을 초정밀 타격하겠다는 경고장을 날린 것.

군 당국자는 “우리 공군의 F-35A는 대북 킬체인(선제타격)의 주포이고, 군산 기지는 주일 미 공군의 F-22 랩터와 F-35 등 전략자산의 전개 요충지”라며 “북한으로선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최우선으로 제거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적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의 초대형방사포를 할당했다”고 북한이 위협한 것은 개전 초 한미 공군기지에 소나기식 전술핵 공격을 퍼붓겠다는 저의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군 소식통은 “수kt(킬로톤·1kt는 TNT 1000t의 파괴력)급 소형 핵탄두를 초대형방사포에 실어 집중 타격해 한미 공군력을 궤멸시키겠다는 협박”이라고 말했다.

●전술핵 테스트용 7차 핵실험 나설 듯


북한은 이날 발사한 초대형방사포가 “전술핵 (탑재) 공격수단”이라고 누차 위협했다. 초대형방사포가 대남 핵공격에 특화된 전술무기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초대형방사포에 장착할 만큼 핵소형화도 달성했음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군은 북한이 아직까지 초대형방사포의 핵탑재 능력은 갖추지 못한 걸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초대형 방사포에 핵을 탑재하려면) 추가적인 핵실험이 필요하지 않겠나 평가한다”며 “그만큼 직경과 중량을 소형화되어야 하는데 그 기술을 달성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미 당국도 전술핵의 최종 완성을 위해선 7차 핵실험이 필요하다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2017년까지 6차례 핵실험을 거쳐 상당한 수준의 핵소형화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에 장착할 수준(직경 70~80cm)까지 작고 가볍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초대형방사포는 KN-23보다 탄두 직경이 짧고, 중량이 적다. 북한의 기술력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군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초대형방사포에 장착할수 있을 정도로 400∼500kg, 직경 60cm 미만인 소형 핵탄두를 개발했을 개연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말했다.

●북 미사일 입장문에 “한미일 안보협력” 명시


합참은 이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여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확고한 대응태세를 갖추고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때 “한미간 긴밀한 공조”는 명시됐지만 한미일 3국간 안보협력 문구가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 미사일 도발에 한일 대북 공조를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일 간 군사협력 필요성에 대해 그동안 말씀드려왔고, 실시간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에 관해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그러한 것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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