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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美 퇴직연금 ‘401K’ 42%가 주식형… 높은 수익률에 ‘은퇴자 천국’

입력 2022-12-08 03:00업데이트 2022-12-08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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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노후는 안녕하십니까]
디폴트옵션 시행후 수익률 향상
증시 흔들려도 납입금 되레 늘어
은퇴자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에서는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누리는 ‘연금 백만장자’가 수십만 명에 이른다. 겨울마다 플로리다, 하와이 등 따뜻한 남부로 여행 와 장기간 머무는 은퇴자들을 철새에 빗대는 ‘스노버드(Snowbird)’란 용어가 있을 정도다.

이는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미국의 퇴직연금 ‘401K’가 은퇴자들의 든든한 노후 버팀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처럼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401K는 1981년 도입됐다. 지지부진하던 가입률과 수익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것은 2006년 연금보호법 제정으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시행되면서부터다.

고용주는 원금 보장형 상품을 최대한 배제하고 근로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정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나 주식과 채권을 더한 혼합형펀드를 기본 옵션으로 내놓는다. 근로자들이 별도의 의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퇴직연금은 해당 상품으로 자동 운용된다. 고용주가 지정한 상품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정부 규정에 어긋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했다.


2020년 기준 401K 연금 자산의 42%가 주식형펀드에, 31%가 디폴트옵션의 대표 상품인 TDF에 투자돼 있다. 이에 힘입어 401K의 10년 연평균 수익률(2019년 기준)은 8.4%에 이른다. 세라 홀든 미국자산운용협회 선임 디렉터는 “지난해부터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연금 납입금을 줄이는 가입자는 거의 없었고 오히려 7.8%는 납입금을 늘렸다”며 “미국 주식시장과 퇴직연금 제도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익률이 치솟으면서 연금 가입자와 자산 규모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00년 1조7380억 달러(약 2295조 원)였던 401K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7조7250억 달러(약 1경200조 원)까지 급증했다.





퇴직연금 계좌에 100만 달러 이상을 적립한 연금 백만장자도 쏟아지고 있다. 미국 최대 퇴직연금 운용사인 피델리티의 고객 가운데 계좌 잔액이 100만 달러가 넘는 가입자는 지난해 말 44만2000명을 넘겼다. 올 들어 인플레이션과 증시 하락 등의 여파로 규모가 줄었지만 6월 현재 여전히 29만4000명이 1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뉴욕 본사의 이병선 퇴직연금 디렉터는 “미국 주식의 장기 수익률이 높은 데다 퇴직연금 제도가 빨리 정착한 덕분에 연금 부자가 많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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