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상원 과반’ 완성한 날…‘탈세 유죄’ 트럼프 재선 빨간불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7일 17시 12분


코멘트

美민주, 조지아주 상원 결선 승리
바이든, 재선 도전 선언 앞당길듯
트럼프, 그룹 탈세혐의 유죄 평결
의회 난입 관련 기소 가능성 커져

미국 민주당 소속 조지아주의 라파엘 워녹 연방 상원의원.
미국 민주당 소속 조지아주의 라파엘 워녹 연방 상원의원.

미국 중간선거의 마지막 격전지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이 승리했다. 민주당은 상원 100석 중 51석을 확보해 과반을 굳혔다. 이 승리로 탄력을 받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중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대선 도전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공개 지지 후보가 낙선했고 그가 소유한 부동산 회사의 탈세 혐의가 유죄 평결을 받는 등 사법 리스크도 커지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 “바이든 연내 대선 출마 선언”


미 NBC방송 AP통신 등은 6일 조지아주 결선 투표에서 워녹 상원의원이 51.2%를 득표해 공화당 허셸 워커 후보(48.8%)를 제치고 당선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여당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은 조지아주 승리에 사활을 걸었다. 공화당은 전통적 텃밭으로 분류되는 선벨트(남부 주)에 속한 조지아주 승리로 2024년 대선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조지아주 유권자 3분의 1인 흑인 유권자가 워녹 후보로 결집하면서 승부가 갈렸다.

워녹 의원은 흑인 민권운동 대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활동한 교회 최연소 담임목사를 지내며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다 지난해 보궐선거로 상원의원이 됐다. 워녹 의원은 중간선거 전 조지아주에 투자한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조항을 유예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상원 과반을 안정적으로 굳히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 운영과 재선 도전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었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상원 상임위원회를 독차지할 수 있어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바이든 행정부 주요 정책을 무력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상원에서 차단할 수 있게 된 것. 또 2016년과 2020년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한 조지아주 상원선거 승리로 2024년 대선 레이스를 유리하게 출발하게 됐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 재선 도전 선언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행사에서 재선 도전 발표에 대해 “(크리스마스) 연휴 직후로 예상한다”며 “그렇게 (출마 결정)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초 재선 도전 여부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일 백악관 만찬 당시 “재선 도전 준비가 됐느냐”고 묻자 질 바이든 여사가 “물론”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2024년 재선을 위해”라고 외치며 건배했다는 것.

● 트럼프는 ‘사면초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공화당 패배가 유력해지자 소셜미디어에 “조국이 큰 위기에 처했다. 아주 엉망진창”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내에서 후보 자질 문제가 나왔지만 워커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에 이어 조지아에서도 그가 지지한 ‘트럼프 키즈’가 지면서 중간선거 책임론이 다시 불붙을 위기에 처했다.

그의 가족기업 트럼프그룹은 이날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조세 포탈과 문서 조작을 비롯한 17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고 최대 162만 달러(약 21억 원) 벌금을 낼 전망이다. 트럼프그룹 임원들에게 아파트나 고급 외제차를 제공한 사실을 누락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것. 맨해튼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금 탈루 과정에 개입했을 정황을 적시했다.

지난해 1월 6일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하는 하원 특별위원회도 이날 법무부에 기소를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소 대상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주요 측근들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