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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철도 파업에 대입 면접 늦을라” 입시 학생 - 부모 발동동

입력 2022-12-02 03:00업데이트 2022-12-0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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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파업]
“열차 파업땐 계획 차질” 표 취소… 태업으로 이미 열차 중지-지연
“해외직구 상품 발 묶여” 하소연… “비닐하우스 기름 못구할것” 불안
‘열차 파업 예정’ 안내문 1일 서울역 매표소 앞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가 2일부터 파업을 예고하고 있으며 파업 시 열차 운행이 추가 중지될 예정이다”란 안내문이 걸려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열차 파업 예정’ 안내문 1일 서울역 매표소 앞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가 2일부터 파업을 예고하고 있으며 파업 시 열차 운행이 추가 중지될 예정이다”란 안내문이 걸려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아들 인생이 걸린 입시 면접인데 갑자기 열차편이 취소되면 못 갈 수도 있잖아요. 파업 소식을 들으니 갑자기 걱정되더라고요.”

광주에 사는 학부모 이모 씨(55)는 1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아들과 3일 대입 면접시험을 위해 당일 새벽 KTX를 타고 서울에 갈 예정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2일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파업에 돌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하던 이 씨는 결국 표를 취소하고 전날 자동차를 운전해 올라가 하룻밤 자기로 했다. 이 씨는 “중요한 시험인데 잠자리가 바뀌는 게 결과에 영향을 줄까 봐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4일부터 준법투쟁(태업)을 진행 중인 철도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중요한 약속 등을 위해 열차를 예매한 승객들의 걱정이 커지는 모습이다.
○ “면접 놓칠까 봐 열차표 취소”
특히 이번 주말 지방에서 열차편으로 상경하려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크다. 서울대를 비롯해 건국대 경희대 중앙대 등 서울 주요 대학 면접 고사 일정이 2, 3일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부산에 산다고 밝힌 학부모는 “면접 당일 새벽 열차로 올라가려다 철도 파업이 걱정돼 표를 취소하고 전날 숙소를 잡았다”고 했다. 경북 포항에 사는 학부모 A 씨도 “딸 면접 때문에 전날 KTX를 예약했는데 철도 파업이 걱정돼 다른 교통편을 찾아보고 있다”고 썼다.

철도 파업으로 차량 이용이 늘면서 도로가 막힐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3일과 4일 오전에 대학 면접을 앞둔 수험생 김서현 양(18·경기 광명시)은 “철도를 포기한 사람들이 도로로 몰리면 평소 1시간 만에 갈 거리가 2∼3시간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몇 시에 출발해야 늦지 않을지 고민”이라고 했다.
○ “열차 언제 출발할지 불확실”
지난달 24일부터 진행 중인 준법투쟁(태업)의 여파로 현장에선 이미 열차 이용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1일 오후 2시 반경 서울역 매표소 앞에는 시민 8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전광판에는 “철도노조 태업으로 일부 열차 중지 및 지연 운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안내문구가 떠 있었다. 시민들은 그대로 열차를 기다려야 할지, 지금이라도 다른 교통편으로 변경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경기 평택시에 사는 박모 씨(22)는 오후 2시 6분에 타려 했던 평택행 무궁화호 열차를 기다리던 중 열차가 90분 지연된다는 안내문자를 받았다. 매표소에 찾아가 열차가 언제 출발하느냐고 물었더니 “불확실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박 씨는 “지금도 열차 이용에 불편이 큰데 파업까지 더해지면 열차 이용이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KTX를 타고 출퇴근한다는 직장인 최모 씨(42)는 “KTX가 중단되면 버스밖에 방법이 없는데, 시간도 1시간이나 더 걸리고 표도 구하기 힘들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 “항구에 컨테이너 발 묶여”
8일 차에 접어든 화물연대 파업의 여파도 점차 산업계 및 일상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 중국 제품 구매대행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27일부터 평택항에 쌓인 제품을 이송해 줄 화물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1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컨테이너 3개 분량의 물건이 그대로 항구에 쌓여 있어 고객에게 배송을 못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해외 직구 대행업체 관계자는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우리 물류센터가 있는 웨이하이시 항구가 봉쇄돼 물건을 돌려보낼 수도 없는데, 국내 배송마저 못해 매출이 바닥을 치고 있다”라며 울상을 지었다. 이 관계자는 “하루에도 배송 지연 항의 전화가 수십 통씩 오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유류 등 필수품 배송을 걱정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전남 장성군에 거주하는 김모 씨(27)는 “비닐하우스에 기름 보일러를 사용하는데 보일러용 기름까지 구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중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62)는 “혹시라도 (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공장을 점거했던) 올 6월 파업 때처럼 주류 구입에 차질이 생길까 두려워 미리 많이 사둬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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