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청소년 정신건강 검사-상담 늘려 극단 선택 방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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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자해 막을 심리지원 대폭 강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청소년의 자살·자해위기 징후를 살피던 ‘사이버아웃리치’ 상담원은 A 군이 트위터에 올린 동반자살 관련 글을 발견했다. 상담원은 서둘러 A 군에게 메시지를 보내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의 실시간 일대일 채팅상담실로 안내했다. 상담원의 신속한 대응을 통해 A 군은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곧이어 지역 청소년상담센터 대면상담으로 연계돼 더욱 안정적인 심리 지원을 받게 됐다.

정부는 A 군과 같이 자살·자해 위험에 놓인 청소년들을 위한 심리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청소년 정신건강 검사를 강화해 선제적으로 문제를 발굴하고, 청소년 상담 전문 인력을 확대한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을 24일 열린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보고했다.


위기 청소년 심리상담 지원에 정부가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갈수록 청소년 자살률과 자해시도 건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청소년(9∼24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11.1명으로, 2017년 7.7명에서 44%나 증가했다. 자살은 이 기간 줄곧 청소년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다. 10대 자살·자해 시도 건수도 2017년 2633명에서 2020년 4459명으로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정부는 위기에 놓인 청소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청소년 전문 상담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청소년의 자살·자해 시도가 꾸준히 늘어나는 동안 여가부 청소년상담(1388)에 의뢰된 정신건강 상담도 같은 기간 11만7590건에서 20만5373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자살·자해와 관련된 상담은 8207건에서 2만91건으로 폭증했다.

우선 정부는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자살과 자해에 특화된 고위기청소년 집중 심리클리닉을 확대 설치할 방침이다. 지난해 일부 센터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자살위험성은 39.4%, 자해위험성은 44.7% 감소해 효과를 봤다. 청소년상담1388에는 24시간 이용 가능한 전문 상담인력을 늘려 상담 대기 시간을 줄일 예정이다. 청소년이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문자 상담 서비스도 운영한다. 이 밖에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종합 심리검사 실시를 위한 임상심리사도 새롭게 배치한다.

청소년의 정서 문제는 대부분 가족 간 갈등에서 유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가족상담 기능을 강화한다. 교육청과 연계해 자살·자해 고위험군 청소년의 부모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가정에서 나와 정부가 운영하는 쉼터 등에서 생활한 청소년이 퇴소 이후에도 자립할 수 있도록 해주는 지원도 확대한다.

또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청소년을 조기에 찾아내기 위해 위기 진단 검사를 확대한다. 청소년쉼터 등 청소년시설 이용자를 대상으로 정서행동 특성조사를 실시하고, 초중고등학생과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온라인 매체에 청소년이 올린 글을 보고 전문 상담원이 직접 접촉을 시도하는 사이버아웃리치 상담과 찾아가는 오프라인 상담 서비스도 강화한다.

부처 간 원활한 지원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여가부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교육부의 Wee센터, 보건복지부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이 협력해 청소년정책실무위원회를 활용한 협의체도 운영하기로 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힘든 상황에 처한 청소년이 온·오프라인으로 쉽게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개선해 소중한 삶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청소년 자살률#청소년상담복지센터#심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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