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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광화문에서/김윤종]불편함 참는 습관이 아이들 미래를 지킨다

입력 2022-11-26 03:00업데이트 2022-11-2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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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24일은 카페와 식당 안에서 종이컵과 플라스틱컵, 빨대 등의 사용이 금지된 날이다. 개정된 자원재활용법으로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도 비닐봉투 판매가 금지됐다. 어기면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광화문 일대 커피전문점 7곳을 둘러봤다.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편의점에서도 비닐봉투를 받았다. 편의점 주인은 “당장 벌금을 내는 것은 아니라 손님이 달라면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담당 부처인 환경부는 이 제도 시행 직전인 1일 “일회용품 규제를 24일부터 시작하되 1년 계도기간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벌금이 1년간 없다 보니 ‘법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떨어진다. 환경단체들도 정부의 ‘유예’ 카드가 정책을 후퇴시켰다고 비판했다.

부처 담당자에게 연락해 보니 “비용과 인력 부담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을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말해 당장 과태료를 부과해도 한계가 명백하다”고 토로했다. 예를 들어 손님이 테이크아웃으로 일회용컵 음료를 주문한 후 매장 내에서 마시면 막을 방법이 없다. 점주가 매장 내 주문도 일회용컵으로 제공한 후 단속이 나오면 “손님이 테이크아웃을 원했다”고 거짓말을 할 수 있다. 단속조차 사실상 효과가 없다는 의미다.

일회용품 규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8월부터 카페 매장 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이 금지됐다. 어길 시 최대 200만 원 과태료를 내게 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중지한 뒤 이번에 품목을 추가해 다시 시행하게 됐다.

다음 달 2일 시작되는 ‘일회용컵 보증제’도 비슷하다. 일회용컵을 이용하면 음료 가격에 더해 보증금을 내고, 컵을 반납할 때 이 보증금을 돌려받는 제도다. 이 역시 20년 전인 2002년 처음 시행됐지만 회수율이 낮아 2008년 폐지됐다.





정답은 사실 정해져 있다. 우리 스스로가 일회용품을 이용하지 않으면 된다. 물론 말은 쉽고 실천이 어렵다. 기자도 텀블러 사용 습관을 들이려 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그럼에도 이제는 이런 일상의 불편함을 이겨내야 할 시점이다. 단순히 벌금이나 제도 안착의 문제가 아니란 뜻이다.

8월 8, 9일 중부지방에 최대 490mm의 폭우가 내렸다.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115년 만에 최고치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영국은 7월 기온이 363년 만에 40도를 넘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극단적 기상 현상이 이미 지구의 ‘뉴노멀’(새 기준)이 됐다고 경고했다. WMO 예측 결과 2100년에는 해수면이 2m 이상 상승해 전 세계 6억 명이 집을 잃게 된다.

온난화와 이상기후는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막을 수 있다. 연간 국내 일회용컵 소비량은 300억 개가 넘는다. 종이컵 1개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32g. 연간 소비량의 10%만 줄여도 온실가스 약 10만 t을 감축할 수 있다. 소나무 1000만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양이다. 일회용컵이나 비닐봉투를 사용하고 싶을 때마다 지구와 내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기자는 오늘부터 다시 텀블러 사용에 도전한다.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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