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5년 만의 7개월 연속 무역적자… 수출 비상 걸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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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의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중 수출 감소와 반도체 가격 급락의 영향으로 23개월간 이어지던 수출 증가세가 꺾인 것이다. 반면 높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때문에 수입은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해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적자였다. 수출 주도형 국가인 한국의 경제 시스템을 위협하는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10월 수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5.7% 줄었다. 2020년 10월 3.9% 감소 후 2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하지만 수입은 9.9%나 급증하면서 무역수지는 67억 달러 적자가 났다. 4월부터 무역수지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데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기 직전인 1997년 5월까지 29개월 지속된 무역적자 이후 25년여 만의 최장 연속 적자다. 올해 연간 무역수지도 14년 만의 적자가 확실시된다.

더 큰 문제는 수출을 위협하는 요인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달 15.7%나 줄었는데 중국 내 경기둔화와 ‘제로 코로나’ 정책, 미국의 대중 수출규제 등이 겹쳐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본, 아세안에 대한 수출도 감소세다. 임박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한국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폭락하고 있다. 태풍 힌남노 여파로 철강 수출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

반면 무역적자 확대의 주범인 에너지 가격 등은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 공조,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선박에 대한 러시아의 안전보장 협정 파기로 국제유가, 농산물 가격은 다시 오를 기세다. 1400원을 크게 웃도는 원-달러 환율도 무역적자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수입 증가 원인의 대부분은 한국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어서 지금은 수출을 증가세로 돌려놓는 게 급선무다. 기업들은 호조를 보이는 미국, 유럽연합(EU)을 향한 수출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고유가 혜택을 누리는 중동 등지로 수출처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자본시장 경색으로 수출기업들이 발목이 잡히는 일이 없도록 정부는 확실한 수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한국#수출#감소세#7개월 연속 무역적자#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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