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과정 무수한 아픔, 연극으로 간접체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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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에서…’ 1인2역 강애심
해외입양아-다문화가족 등
‘경계에 선’ 사람들이 주인공
할수록 어렵지만 배우는 운명

강애심은 ‘오슬로에서 온 남자’의 박상혁 연출가와 처음 작업한 ‘연변엄마’(2011년)에서도 돈 벌러 한국에 온 딸을 잃은 엄마 역을 맡았다. 그는 “슬픔과 죄책감…. 자식 잃은 엄마만큼 많은 감정을 느낀 배역은 없다”고 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강애심은 ‘오슬로에서 온 남자’의 박상혁 연출가와 처음 작업한 ‘연변엄마’(2011년)에서도 돈 벌러 한국에 온 딸을 잃은 엄마 역을 맡았다. 그는 “슬픔과 죄책감…. 자식 잃은 엄마만큼 많은 감정을 느낀 배역은 없다”고 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서울 종로구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28일 초연되는 연극 ‘오슬로에서 온 남자’는 8세에 노르웨이로 입양됐던 고 채성욱 씨의 실제 사연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채 씨는 33년 만에 한국에 와 4년간 친부모를 찾아 나섰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다. 우울증과 알코올의존증에 빠졌던 그는 2018년 고시원에서 홀로 죽음을 맞는다.

연극은 ‘사리아에서 있었던 일’ ‘해방촌에서’ ‘노량진―흔적’ ‘오슬로에서 온 남자’ ‘의정부 부대찌개’ 등 5개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해외 입양아, 다문화가족, 성소수자 등 ‘경계에 선 사람’을 주인공으로 세운다.

작품에서 배우 강애심(59)은 1인 2역을 맡았다.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17일 만난 그는 “서로 다른 이야기 같지만 연극을 보고 나면 같은 출발지점에서 시작한 이야기란 걸 알게 된다. 처음엔 저도 이게 무슨 내용인가 싶었는데 연습할 때 5개 이야기가 한 코에 꿰어진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강애심은 ‘오슬로…’에선 친부모를 찾아 한국에 왔다가 고독사한 남성의 어머니, ‘노량진…’에선 두 동생과 살아가는 큰누나를 연기한다.

“대한민국엔 무수한 역사가 있잖아요. 동족상잔의 비극 그 이후에 나라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벌어졌던 많은 사건과 인물이 작품에 등장해요. 연극을 통해 역사 속 풍경을 간접 체험할 수 있을 거예요.”

연극 ‘더 넥스트’(1986년)로 데뷔한 그는 주로 대학로에서 활동한 ‘무대 배우’다. 연극 ‘귀천’으로 1994년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받았고 첫 주연을 맡은 1인극 ‘다윈의 거북이’(2009년)를 통해 대한민국 연극대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2018년 OCN ‘보이스2’를 시작으로 tvN ‘멜로가 체질’, KBS ‘동백꽃 필 무렵’ 등 드라마에도 출연하고 있다.

“데뷔한 지 30년이 넘었는데도 연극은 하면 할수록 참 어려워요. 비슷한 역할 같아도 매번 결이 다르니까요. 그래도 배우 일은 정말 좋아했어요. 덕분에 여기까지 왔죠. 연극이 운명처럼 절 찾아온 것 같아요.”

11월 13일까지. 전석 3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강애심#오슬로#1인 2역#경계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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