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리스크, 건설업계도 직격탄… 동부건설 “공사비 135억 못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4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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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시 중도의 레고랜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제공
강원 춘천시 중도의 레고랜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제공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발 사태가 건설업계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동부건설㈜은 춘천시 중도 내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시설공사를 완료했지만 공사대금 135억여 원을 받지 못했다며 강원도에 대금 지급을 요청했다고 24일 밝혔다.

동부건설은 강원도가 설립한 ㈜강원중도개발공사와 2020년 12월 기반시설공사를 계약해 준공을 했고, 지난달 공사대금을 청구했지만 공사 측은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상태여서 공사대금을 받기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사대금은 준공검사일로부터 14일 이내가 지급기한인 것을 감안하면 토목조경 123억 원은 이달 10일, 전기통신 12억 원은 11일이 지급기한이었다.

동부건설은 최근 국제 정세에 따라 각종 원자재 및 유가가 급등해 대부분의 건설사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현장에 총 6개의 하도급 업체가 계약돼 준공에 이르렀지만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면 하도급업체에 대한 준공 대가를 자체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하도급 업체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고 관련 노무자들은 생계에 위협이 우려된다. 특히 이들 대부분이 강원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지역 내 서민경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동부건설은 공사대금 집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내용의 문서를 강원도에 보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 문서에는 당초 계약 조건에 따라 지급기일까지 연 5%의 추가 이자를 청구하겠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 공사를 마쳤지만 강원도 측의 기습적인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한 기업 회생 절차 발표로 준공대가 수령에 난항이 예상된다”며 “강원도가 동부건설과 하도급업체의 경영난을 고려해 준공대가 지급을 적극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강원 춘천시 중도의 레고랜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제공
강원 춘천시 중도의 레고랜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제공


그러나 강원도 측은 기업 회생 신청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공사대금 지급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동부건설과 하도급 업체 등으로 구성된 ㈜강원중도개발공사 공사대금 조기집행 대책위원회는 25일 오전 9시 강원도청 앞에서 공사대금 지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강원도는 강원중도개발공사가 BNK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2050억 원을 상환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법원에 회생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지급 보증한 채권도 믿을 수 없는 상황으로 인식해 자금 경색 사태를 맞았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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