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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물가 10월 정점”이라더니 공공요금 줄인상 선언인가

입력 2022-10-01 00:00업데이트 2022-10-0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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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10월부터 전기요금이 1㎾h당 7.4원 올린다. 이번 인상에 따라 4인가구 전기요금이 평균 2270원 오를 전망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1㎾h당 7.0원 또는 11.7원 인상될 예정이다. 30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예고됐던 기준연료비 1㎾h당 4.9원에 2.5원을 추가로 인상한 요금이 10월부터 적용된다. 30일 서울 중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2022.9.30/뉴스1
오늘부터 가스요금이 가구당 평균 월 5400원, 전기요금은 2270원 오른다. 12월부터는 택시요금 인상도 예고돼 있다. 공공요금 인상은 당연히 5∼6%대 고공행진 중인 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 치솟은 금리를 감내하다 보면 정부 말대로 10월쯤 물가가 정점을 찍고 인플레이션의 큰 고비가 넘어갈 것으로 기대하던 소비자들로선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가스공사는 어제 서울의 4인 가구 기준 도시가스 평균 요금을 15.9% 인상했다. 한국전력도 예정된 인상분에 조금 더 얹어 전기요금을 올렸다. 정부는 에너지 요금의 가격 조절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공공요금을 단계적으로 더 높일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서울시는 택시 대란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12월 심야시간 기본요금부터 택시요금을 인상할 방침이다.

연료값 폭등으로 한전, 가스공사 적자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만큼 공공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역대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 요금을 제때 올리지 않고 억제하면서 누적된 부작용이 지금 한꺼번에 나타나고 있다. “지난 정부 5년간 10번 전기요금 인상을 요청했지만 단 한 번만 승인됐다”고 한전 사장이 하소연할 정도다.

때를 놓치고 뒤늦게 경제 체질을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로 바꾸는 데에는 큰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위기의 실상을 일찍 국민에게 알리고 대비시켰다면 충격은 한결 덜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지 7개월이 넘도록 별다른 소비 억제책을 내놓지 않다가 이제 와서 정부가 ‘에너지 10% 절약운동’을 벌이겠다는 것 역시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공공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던 정책 당국자들이 ‘물가가 곧 꺾일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온 건 심각한 문제다. 환율이 급등해 인플레이션 위험이 다시 커진 상황에 공공요금까지 인상하게 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만 약화시켰다. 최근에 경상수지, 통화스와프 문제를 놓고도 정부와 한국은행에서 엇갈린 신호가 나와 시장 혼란을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안이하고 부정확한 정부의 상황 인식을 바꾸지 않고 한국 경제에 닥치고 있는 ‘퍼펙트 스톰’을 제대로 헤쳐 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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