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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화물연대, 이번엔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시너 들고 ‘고공농성’

입력 2022-08-17 03:00업데이트 2022-08-17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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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100여명 서울사옥 몰려와 로비 봉쇄… 한때 직원 출근도 막아
10여명 옥상서 “진압땐 뛰어내릴 것”… 양측 수개월째 ‘운임료 인상’ 갈등
2개 공장 농성 이어 본사까지 마비… 사측 “불법점거, 협상에 도움 안돼”
경비원 목 잡고 제압후 노조원들 우르르… 16일 오전 6시경 화물연대 노조원 100여 명이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를 점거했다. 이들이 진입 과정에서 경비원의 목을 잡고 제압하는 장면(왼쪽 사진 점선 안) 등이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들은 옥상까지 점거하고 “경찰이 오면 뛰어내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오른쪽 사진) 하이트진로 제공·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 등에서 시위를 벌여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을 기습 점거하고 인화물질을 들고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노조가 대기업 본사를 대대적으로 점거한 것은 CJ대한통운과 쿠팡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다.

16일 하이트진로와 경찰 등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연대 조합원 100여 명은 이날 오전 6시경 기습적으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사옥의 로비로 몰려들었다.

로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보면, 회사 입구에 모인 노조원들을 확인하러 경비원이 밖으로 나간 틈을 타서 노조원 한 명이 로비로 들어섰다. 다른 경비원이 이를 제지하려 하자 또 다른 노조원이 경비원 목을 잡고 제압하며 구석으로 몰고 갔고, 그 사이 다른 노조원들이 줄 지어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이들은 로비를 봉쇄하고 점거해 본사 직원들은 출근을 못 하고 건물 밖에서 대기하다 오전 8시 40분경부터 건물 출입을 시작했다.

이날 노조원 중 10여 명은 옥상에 올라가 “시너를 들고 왔다” “경찰이 오면 뛰어내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기동대 등 3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했고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건물 앞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지방의 각 하이트진로 공장 위탁 운송사 소속 조합원들을 서울 본사로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불법 점거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의 갈등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3월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 명이 화물연대에 가입한 이후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노조는 운임 30% 인상, 공병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며 6월부터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충북 청주의 소주공장에서 대규모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화물차주 132명은 계약해지를 통보받았고 하이트진로 측은 조합원 11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총 28억여 원)을 제기했다. 이달 2일부터는 강원 맥주공장에서도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가 화물차를 동원해 공장 출입로를 막아서며 하이트진로는 소주와 맥주 등의 제품 출고와 생산을 수차례 중단했다.

수양물류와 화물연대는 10여 차례 협상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특히 계약해지 조합원의 복직과 손해배상 청구소송 철회 등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연대는 이날 하이트진로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가가 오르지만 하이트진로 화물 운임은 15년째 제자리”라며 운송료 인상과 조합원 계약해지 취소, 손해배상 청구소송 취하 등을 재차 요구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불법 시위에 이어 본사 무단 점거는 수양물류와의 협상에 도움이 안 된다”며 “합법적인 방법으로 합의했으면 한다”고 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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