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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잇단 인사난맥을 “前 정권 때는…”이란 말로 덮을 수 있나

입력 2022-07-06 00:00업데이트 2022-07-0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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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인사 문제에 대해 “전 정권 장관 중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고 반문했다. 사전 검증 실패를 지적하는 질문에는 “다른 정권 때하고 비교를 해보라”고 했다. 전날 “빈틈없이 발탁했다고 자부하고 전 정부에 비교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데 이어 전 정부보다 낫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박순애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줄 때는 “언론에, 야당에 공격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 말했다.

현 정부 초대 내각을 꾸리는 과정에서는 후보자를 둘러싸고 ‘부모 찬스’ ‘부동산 투기’ 등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특정 지역·세대·성별에 편중된 인사는 물론 ‘지인’ ‘동기’ ‘측근’ 등 정실에 가까운 인사도 끊임없이 논란을 낳았다.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우는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 인사 실패라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윤 대통령의 ‘인사 자부’ 발언에 선뜻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박순애 장관만 하더라도 음주운전 경력 등 교육부 수장으로서 문제가 될 수 있는 흠결들이 적지 않게 발견됐다. 이에 대한 검증을 공격이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인식이 아니다.

윤 대통령은 검찰 출신 편중 인사 지적에 대해서는 “과거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나”라고 했고, 전 정부에 대한 수사가 정치 보복 논란을 일으키자 “민주당 정부 때는 안 했느냐”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생각하는 전 정권의 허물이 현 정권의 잘못을 정당화하는 구실이나 핑곗거리가 될 수는 없다. 잘못된 관행은 진영을 떠나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과감하게 싹을 잘라내는 것이 마땅하다.

윤석열 정부는 전 정부가 무너뜨린 공정과 상식을 복원하고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약속을 내걸고 출범한 정부다. 여당 회의실 벽에 걸어둔 문구대로 임기 5년간은 ‘무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전 정권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면 비교 대상이 아니라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이 상식이고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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