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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삼성 450조, 현대차 63조, 롯데-한화 37조 “미래산업 투자”

입력 2022-05-25 03:00업데이트 2022-05-2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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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투자 발표]
대부분 국내 투자… 경쟁력 강화
질좋은 일자리 대규모 창출 나서
기업인 76명 ‘新기업가정신’ 선포
삼성이 반도체, 바이오 분야 신사업 육성을 위해 2026년까지 5년간 총 450조 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80%인 360조 원은 국내에 투자한다. 이를 통해 5년간 국내에서 8만 명의 일자리를 추가로 만든다. 현대자동차그룹도 2025년까지 4년간 국내에 6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롯데그룹과 한화그룹도 각각 37조 원대의 투자계획을 내놨다.

삼성은 24일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준비’ 발표를 통해 이 같은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하고 바이오 사업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사업에 16조2000억 원, 로보틱스와 미래항공 모빌리티 등 신사업에 8조9000억 원을 각각 투자한다. 기존 내연기관차에서도 차량 성능과 부품 품질 향상 등에 38조 원을 투입한다.


롯데는 바이오, 모빌리티 등 미래성장산업과 화학·유통·호텔·식품 등 4대 핵심 사업군에 2026년까지 37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화는 에너지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에 5년간 국내 20조 원을 포함해 총 37조6000억 원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이날 대규모 투자 발표를 쏟아낸 것은 한미 기술동맹 등 글로벌 경제 구조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첨단산업 경쟁력을 서둘러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간 주도 경제성장을 추진한다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에 호응해 첨단산업 성장과 질 좋은 국내 일자리 확대로 기업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이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등 76명의 기업인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신(新)기업가정신’ 선포식을 갖고 청년고용, 탄소중립 등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가운데)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손경식 경총 회장 등 한국경제 대표 기업인들이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新)기업가정신 선포식에 참석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삼성, 360조 투자-8만명 신규 채용… 이재용 ‘초격차’ 강화 의지


李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 더 좋은 일자리 만들겠다” 언급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 경쟁력 유지, 시스템반도체 투자 가속화 전망
SW아카데미 등 청년 육성도 계속


24일 발표한 삼성의 총 450조 원 규모 투자는 2017∼2021년 국내외 투자액인 330조 원보다 120조 원(36.4%) 증가한 수치다. 국내 투자액은 같은 기간 250조 원에서 360조 원으로 110조 원(44.0%) 증가했다.

파격적인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것은 신사업 분야 경쟁력 확보는 물론 투자를 통해 한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2018년 8월 180조 원 규모 투자 발표 이후 꾸준히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혀 왔다. 고용 확대에 대한 의지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정부의 ‘청년희망ON’ 행사에서 “삼성은 세상에 없는 기술, 우리만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해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세계 1위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고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메모리반도체 분야는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 연구개발(R&D)을 강화해 지난 30년간 이어온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반도체 굴기’를 지렛대 삼아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시장 점유율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한국 수출의 약 20%, 제조업 설비투자의 약 45%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이 한국 경제의 ‘성장판’ 역할을 이어가도록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분야에 필수적인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투자도 이어간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3nm(나노미터) 이하 제품을 조기 양산하고 GAA 공정 수율을 높여 업계 선두권 진입을 노리기로 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부문은 한미 경제·기술 동맹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 만큼 투자에 속도를 붙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바이오 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5, 6공장 건설 등으로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글로벌 1위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바이오시밀러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다. AI와 6세대(6G) 통신 등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신성장 분야에도 투자한다.

삼성은 5년간 8만 명을 신규 채용하는 등 일자리 확충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3년간 4만 명 채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번 신규 채용 계획은 이에 추가되는 것이다.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한 고용 유발 효과가 101만 명, 사회공헌 및 상생프로그램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 6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청년 세대를 위한 육성 과정도 이어간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는 ‘삼성청년소프트웨어 아카데미’와 교육 환경이 열악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삼성드림클래스’ 등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버팀목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매년 우수협력사들에 지급하던 인센티브 규모도 8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확대한다. 중소기업 대상 스마트공장 지원 프로그램도 고도화하기로 했다.

현대차, 전기차 등 국내에 63조 투자… 美투자액의 5배


국내 생산시설과 연구소를 글로벌 사업 ‘핵심기지’ 활용 포석
전동화-친환경 사업에 16조,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도 38조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력 계열사 3사는 2025년까지 63조 원을 국내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24일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 발표한 대미 투자액 105억 달러(약 13조 원)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 생산시설과 연구소를 향후에도 글로벌 사업 ‘핵심 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3사는 우선 전동화·친환경 사업을 고도화하는 데 총 16조2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내연기관-전기차 혼류 생산 시스템 구축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배터리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향상을 비롯해 친환경차의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에도 나선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의 핵심인 충전소 등 인프라 부문에서는 2025년까지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구축할 예정이다”며 “승용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M’과 PBV 전용 플랫폼인 ‘eS’도 같은 시점에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사업 부문에도 8조9000억 원을 투자한다. 투자금은 웨어러블 로봇과 서비스 로봇 등 차세대 로봇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기체 개발, 무선업데이트(OTA)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등에 쓰일 예정이다.

투자가 신규 사업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 강화를 위해서도 38조 원이 책정됐다. 이는 2025년 기준 현대차·기아 전체 판매량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내연기관 차량 고객들의 상품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란 설명이다. 내연기관 제품 라인업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부품 품질도 높여가겠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3사의 국내외 대형 투자는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에 직간접 긍정 영향을 끼쳐 왔다”며 “이번 대규모 국내 투자 결정은 그룹의 미래 사업 허브로서 한국의 역할과 리더십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 바이오-모빌리티 등 신사업 육성


37조 국내 투자… 일자리 5만개 창출


롯데가 바이오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 위주로 향후 5년간 국내에 37조여 원을 투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 내놓은 대규모 투자 계획으로 그간 위축됐던 유통과 관광 투자도 본격적으로 재개하며 일자리를 총 5만 개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24일 미래 성장사업에 전체 투자액의 40%를 웃도는 15조7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바이오 사업을 강화한 롯데는 국내에 1조 원을 들여 바이오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 바이오 공장을 인수한 데에 이은 추가 투자다.

모빌리티에도 6조7000억 원을 투자한다. 백화점 호텔 등 오프라인 거점을 기반으로 국내 인프라를 구축한다. 또 전기차 충전기를 연간 1만 대 이상 생산하고 전기차 24만 대(8조 원어치)를 도입하는 등 전기차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 롯데벤처스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에 3600억 원을 투자한다.

기존 핵심 사업에도 21조 원 이상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화학은 수소·전지소재, 바이오 플라스틱에 9조 원 △유통은 복합몰 개발 등에 8조1000억 원 △호텔은 시설 재단장과 면세 물류시설 개선에 2조3000억 원 △식품은 대체육, 건강기능식품 등 개발에 2조1000억 원을 각각 투자한다.

한화, 에너지-탄소중립-방산 등 집중 투자


5년간 37조중 국내 20조 투입


한화그룹은 2026년까지 향후 5년간 미래 산업 분야인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에 총 37조6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24일 밝혔다.

전체 투자 금액 중 20조 원은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태양광, 풍력 등의 에너지 분야에 약 4조2000억 원을 투자해 한국을 고효율의 태양광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핵심 기지’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수소혼소 기술 상용화, 수전해 양산 설비 투자 등 탄소중립 사업 분야에도 9000억 원을 배정했다.

친환경 신소재 제품 개발 등에 2조1000억 원을 투자해 친환경 고부가 제품 연구개발, 친환경 헬스케어 제품 사업을 확대한다. 방산·우주항공 분야에는 2조6000억 원을 투자해 K-9 자주포 해외 시장 개척, 레드백 장갑차 신규 글로벌 시장 진출 등에 나선다.

한화는 이를 바탕으로 2026년까지 총 2만 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적 고용 확대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기계·항공·방산, 화학·에너지, 건설·서비스, 금융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연평균 4000명 안팎의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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