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검수완박, 정권비리 덮기용” 박범계 “文수사 마땅하다는 거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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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충돌]
여야, 법사위 전체회의서 고성 공방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이 박재민 국방부 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이 박재민 국방부 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장동 게이트’ 사건과 문재인 정권의 권력형 비리 사건을 뒤엎으려고 서둘러 처리를 강행하려는 것.”(국민의힘 전주혜 의원)

“수사를 막으려고 우리가 3년 전부터 (검찰의 수사권 분리) 주장을 했겠냐.”(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

1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선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두고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야당도 주장해 온 내용”이라고 하자 국민의힘은 “군사 작전을 하듯이 법을 통과시키려 한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15일 박홍근 원내대표 명의로 검찰의 직접 수사권 폐지를 담은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법안 추진 배경부터 법안의 내용까지 사사건건 충돌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와 주호영 의원 등이 과거 수사, 기소 분리에 찬성한 점을 언급하며 “우리 당 당론하고 거의 똑같다. 기존에 있는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여야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전 의원은 “윤 당선인이 당선된 이후 갑자기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당론으로 채택돼 있다고 하는데 지금 또 법안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출생신고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검찰 출신 여야 의원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고검장 출신인 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여러 논란이 있지만 지난 70년 동안 대한민국 역사에서 이루지 못했던 법무검찰에 대한 획기적인 제도 개선들을 했다”고 했다. 이에 맞서 검사장 출신의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70년간 유지해 왔던 형사사법 시스템의 근본을 바꾸는 것인데 민주당에선 일단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고 추후 협의하자고 해 수사권 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이 도래했다”고 했다.

이날 열린 회의에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국민의힘 의원들 간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검수완박은) ‘문재명’ 비리 덮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과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언급했다. 이에 박 장관은 “거꾸로 여쭤 보겠다. 검수완박이라고 하는 것이 결국 문 대통령을 수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조 의원님은 문 대통령 수사를 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 장관은 검수완박 관련 입장을 묻는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의 질의에 “현재로서는 ‘입법 정책의 문제고 입법 결단의 문제’라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날 권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취임 인사차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의 검찰 수사권 폐지법 추진과 관련해 “정의당답게 독자 노선을 고수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의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정의당에 연대의 손짓을 보낸 것이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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