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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美中 파워게임에 대만-남중국해서 전쟁 발발 위험”

입력 2022-01-17 03:00업데이트 2022-01-17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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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새해특집/글로벌 석학 인터뷰] 〈6〉스티븐 월트 美 하버드대 교수
韓, 핵무장 심각 고려할 수도… 美中 경쟁, 옛 냉전과 다르다
韓日 적개심, 한미일 협력 막아… 中, 강경외교 계속땐 반발 직면
韓, 기후변화 논의 등 참여하고 외교관, 국제기구에 더 보내야
국제정치학계에서 동맹이론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 그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한일 사이의 적개심이 한미일 협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월트 제공
《“(북한의 핵 위협이 커지면) 한국을 비롯한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핵무장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다.” 스티븐 월트 미국 하버드대 교수(67)는 동아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북핵 위협이 커지면서 한국 내에서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핵무기 보유국이 급격히 늘어나기를 바라지 않지만, 일부 국가들로 서서히 확산되는 것은 (국제 정세를) 안정시킬(stablizing) 수 있다”고도 했다. 북한의 핵 능력 증강을 막지 못하면 한국 등으로 핵 보유 도미노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월트 교수는 지난해 4월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에서 미국이 압도적인 핵 우위를 점하던 과거와 달리 핵우산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동맹국의 핵 보유 가능성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오는 위협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동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위협이 커질수록 한국이나 일본 등의 핵 보유가 중국의 확장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는 취지다.

월트 교수는 “한국의 이상적 자세는 미국 및 아시아 동맹과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북한과 긴장을 낮추고 중국에 상호이익이 되는 경제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월트 교수는 “한국은 산업 강국이자 첨단 기술 국가로서 기후변화와 사이버 규범 등 국제적인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한국의 외교적 위상 강화를 위한 노력을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의 차기 정부가 가장 우선해야 할 외교 과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궁극적으로 한국 지도자들과 시민들이 직접 결정해야 할 일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말해 지금은 한국이 미국과 같은 전통적인 파트너들과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일본을 포함해 지역 내 잠재적으로 가치가 있는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당신은 세력균형 이론에서 약소국은 위협에 ‘편승(bandwagon)’할 것이라고 봤다.


“한국은 중국에 편승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의 이상적인 자세는 미국 및 아시아 동맹과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북한과 긴장을 낮추고 중국에 상호이익이 되는 경제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증명했듯이 이를 동시에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미일 공조를 위해 한국이 일본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보나.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사이의 적개심이 미국이 두 나라 모두와 협력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아시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중국에 대한) 균형 체제를 유지하기 어렵게 한다.”

―한국 내 일각에선 북한의 핵 위협이 커지면서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핵무장은 많은 반대급부(trade off)가 따르는 복잡한 문제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북핵 위협이 커지면) 핵무장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본다. 핵무기는 훨씬 더 강력한 적을 마주하더라도 궁극적인 독립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핵무기 보유국이 급격히 늘어나기를 바라지 않지만 (한국 같은) 일부 국가들로 서서히 확산되는 것은 (국제 정세에) 안정적(stable)일 수도 있다.”

―미중 관계가 새로운 냉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있는데.

“사람들은 미중 경쟁을 냉전으로 불러야 할지를 두고 논쟁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다. 국제 정치에서 가장 강력한 두 국가는 항상 서로를 경계하며 상대방이 자신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경쟁한다. 중국과 미국의 경쟁도 어떤 면에서는 옛 냉전과 비슷하지만 다른 면도 많다. 두 국가 간의 거대한 권력 경쟁이라는 점에선 비슷하지만 중국은 소련처럼 적극적으로 혁명(정치체제)을 수출하려 하지 않으며 전 세계에 동맹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지원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소련보다 세계 경제에 훨씬 더 많이 연결돼 있고 경제 자체도 소련보다 강하다. 따라서 나는 (냉전이라기보다) 라이벌 강대국들의 치열한 파워 경쟁의 가장 최근 사례로 보고 있다.”

―미중 갈등이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대만이나 남중국해에서 전쟁이 발발할 위험이 분명히 있다. 미중 지도자들이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면서 빠르고 값싸게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믿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도자들이 언제 그런 엄청난 도박에 나설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이든 정부의 외교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비록 몇몇 조치와 관련해 실망을 불러오기는 했지만 조세피난처 축소 합의 등 몇 가지 외교적 성공을 거뒀다. 바이든 행정부는 복잡하고 어려운 국제적 도전에 맞닥뜨리고 있다. 이 도전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공화당의 무분별한 반대로 훼손되고 있다. 다만 바이든 정부는 외교의 명확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고 부차적인 문제에 빠져 집중력을 잃어선 안 된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차이가 없다고 비판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은 분명히 ‘미국 우선주의’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핵심 동맹국과 공개적으로,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려 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일부 전략은 (역내 동맹국을 활용해 강대국을 견제하면서 미국에 직접 위협이 되는 상황에서만 개입하는) 역외균형 전략과 일치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값비싼 전쟁에 미국이 개입하는 일을 중단하고, 아시아에서 중국이 헤게모니(패권)를 차지하는 것을 막는 데 더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이 5년 뒤에도 현재의 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나.


“미국은 여전히 경제력, 군사력, 외교력의 총합에서 가장 강력한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리적 위치는 여전히 엄청난 이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위상이 1990년대처럼 지배적이지는 않은 상황이다. 사실 (냉전 이후) 미국의 압도적인 지위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미국이 위상을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지엽적인 갈등에 관여하지 말고,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곳에서 (이라크처럼) 국가 재건(nation build)을 시도해선 안 된다.”

―중국이 자국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공격적 외교나 군사적 확장을 계속할 것으로 보나.


“중국이 자신들의 글로벌 어젠다를 관철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려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중국이 ‘전랑(wolf warrior) 외교’를 계속하고 군사력을 확장하면서 다른 지역에서 현재의 (균형) 상태를 바꾸려고 하면 중국은 그런 위협을 받는 나라로부터 더 큰 반발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기후변화 등 미중 간 협력이 필요한 분야들이 있는데.


“금세기 후반에 전 세계가 엄청난 환경 문제를 피하려면 환경 문제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다른 문제에서 대립하며 서로를 의심한다면 이런 협력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다른 갈등들로부터 떼어내 협력하는 문제가 미국과 중국이 당면한 가장 큰 외교적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핵 문제도 미중 간 협력 대상이 될 수 있을까.


“한반도의 갈등을 최종적으로 종식하기 위해 대화를 갖는 것은 전혀 해로울 일이 없는 일이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북한 비핵화의) 최종 합의 조건이지 (한반도 갈등 종식을 위해) 가능한 방안들을 모색하는 과정이 아니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한다면….


“주요 산업 강국이자 중요한 첨단 기술 생산국으로서 한국은 분명히 기후변화 대응이나 사이버 규범 개발 등의 (국제사회의 공통된 문제에) 참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한국은 핵심 글로벌 규제 기구에 적극적인 회원국으로 참여해야 한다. 또 한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다른 국가들과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잘 훈련된 전문 외교관을 이들 국제기구에 내보내야 한다. (협상) 테이블에 함께 있지 않으면 영향력을 갖기 어렵기 마련이다.”

스티븐 월트 교수는…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국제정치학계에서 동맹이론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석학이다. 1955년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태어난 월트 교수는 스탠퍼드대를 졸업하고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프린스턴대와 시카고대에서 강의했다. ‘동맹의 기원’ ‘혁명과 전쟁’ 등의 저서를 내면서 신(新)현실주의 이론가로 주목을 받았다.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가 ‘강대국은 다른 국가를 압도하기 위해 끊임없이 세력 균형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변경한다’는 공격적 현실주의를 대표한다면, 월트 교수는 ‘강대국은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재의 세력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보는 방어적 현실주의를 대표하는 학자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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