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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단독]“새 韓美작계에 中대응 포함시키고, 韓도 동맹차원 대만방어 기여해야”

입력 2022-01-06 03:00업데이트 2022-01-06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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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웰 前 美 동아태 차관보 인터뷰
데이비드 스틸웰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일(현지 시간) 동아일보 서면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의 역량은 한반도에서의 급변 사태에만 국한될 수 없다”며 대만 방어에 한미 연합군이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DB
데이비드 스틸웰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가 최신화하기로 합의한 연합작전계획(작계·OPLAN)에 대해 “중국에 의해 초래되는 장기적인 안보 문제에도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 연합군의 작계에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 포함돼야 한다는 의미다. 한미 외교가에선 이 문제가 한미 동맹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스틸웰 전 차관보는 미중 충돌의 핵심으로 떠오른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왜 (대만 방어에) 한국이 기여하지 않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스틸웰 전 차관보는 미국 합동참모본부 아시아담당 부국장을 거쳐 도널트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2020년 한국 등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동아태 차관보를 지냈다.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퇴임한 스틸웰 전 차관보가 국내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뷰는 이메일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미 작전계획에 중국에 대한 대응이 포함돼야 한다고 보나.

“개념은 타당하다. 한미동맹은 여러 위협들에 지속적으로 적응해야 한다. 북한은 핵과 화학무기, 재래식 무기로 즉각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지만, 우리는 중국에 의해 초래되는 장기적인 안보 문제에도 대처해야 한다. 왜 한국이 한반도는 물론 더 넓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원하는 데 관심을 갖지 않겠는가. 한국인에게는 둘 다 매우 중요하다.”

―한국이 대만을 보호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왜 한국이 기여하지 않아야 하는가? 남중국해와 (대만이 있는) 동중국해를 통과하는 무역과 에너지 수송에 혼란이 일어나면 일본만큼이나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은 2013년 방공식별구역(ADIZ)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한국의 주권을 위협하는 이어도 영유권 문제도 포함돼 있다. 중국군은 또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인접한 영공과 한반도의 서쪽, 최근에는 동쪽에서도 불필요하게 (군사) 활동을 늘리고 있다. 이런 공세는 한국이 미국 일본과 함께 설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시험하는 것이다. 중국의 공세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미 동맹의 역량은 한반도에서 (일어날) 한 가지 급변사태에만 국한될 수 없다.”


―한국이 미중 간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나는 ‘우리가 미국과 중국 중에 선택하도록 하지 말라’는 진부한 얘기를 자주 듣는다. 한국은 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성, 법치주의를 약속했을 때 이미 선택을 했다. 중국을 화나게 하지 않는 것과 한국과 한미동맹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을 할 때는 (안보 분야만이 아니라) 동맹협력 전체의 틀에서 이해해야 한다. 미국은 일본에 이어 한국에 두 번째로 투자를 많이 하는 국가다. 미국과 일본은 한국 내 외국인 직접투자의 40%를 차지한다. 중국은 3% 정도다. 미국 기업들은 꾸준히 한국과 손을 잡고 한국이 지금 세계를 뒤흔드는 산업을 발전시켜 왔다. 1960~1970년대 포드는 현대와 제휴했고 1970~1980년대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시동을 건 것은 모토롤라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였다. 이건 고마움의 문제가 아니라 두 가지의 전혀 다른 경제협력 접근법에 대한 얘기다. 하나(한미 협력)는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이고 다른 하나(한중 협력)는 약탈적인 관계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다자협력체인 ‘쿼드’나 ‘쿼드 플러스’에 한국 참여를 논의한 적이 있나.

“한국은 북한과 중국이라는 역내 안보 우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한미 동맹에 최대한 기여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은 상당부분 아세안에 대한 미국의 정책과 맞물려 있다. 한국이 아세안에 지속적이고 생산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큰 틀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원하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베이징 겨울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은 직전 대회인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의 개최지라는 점 때문에 자국이 (베이징 올림픽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캐나다는 1976년 겨울올림픽을 개최하고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1980년 모스크바 겨울올림픽을 보이콧했다. 트럼프, 바이든 행정부는 모두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자행되고 있는 중국의 행동을 집단 학살(제노사이드)로 규정하고 있다. 다른 국제기구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베이징 올림픽 참가를 재고하지 않더라도 인권을 옹호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이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유감스러울 것이다. 세계인권선언을 위반하는 중국의 행동을 조용히 방관하는 것은 (중국과) 공모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전시작전권 전환 시점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전작권 전환 시점을 담은 문서인) ‘전략동맹(SA) 2012’와 ‘SA 2015’ (작성)에 참여한 적이 있다. 한국 정치권이 선거에서 전작권 전환에 대해(전작권 전환을 약속해) 표를 얻었지만 ‘SA 2012’와 ‘SA 2015’를 위해 투자하고 훈련하고 연습할 때가 되자 한국은 두 번이나 (전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2014년 이후엔 전작권 전환 조건과 관련해 미세한 수정이 이어지면서 이 문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다. 미국은 계속 기준을 달성하고 있지만 한국은 목표 달성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못하면서 양국 관계에 상당히 껄끄러운 문제(irritant)가 되고 있다. 한국이 (전작권 전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한국을 빈틈없이 방어할 수 있는 한미연합사령부의 현재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에 투자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취소된 것이 전작권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2019, 2020년 훈련 축소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지만, 훈련 축소가 북한과의 대화에 어떤 이득도 주지 못했다는 것은 우리 모두 동의할 수 있다. 훈련을 줄이는 것은 동맹 역량을 약화시킬 뿐 북한을 비핵화에 개방적으로 만들지 못했다.”

―2019년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사태 당시 한일 중재에 나섰는데.

“북한의 미사일은 한국뿐 아니라 한국에 체류하는 주한미군 등 미국인, 그리고 일본인 등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한국이 지소미아에서 빠지겠다고 위협한 것은 미군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었다.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상당수는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한국을 방어하러 올 자원들이다. 일본에 대해 불쾌감을 표현하려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들이 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한국과 일본이 역사 문제에 집중하는 대신 현재 한일 모두에게 공통으로 안보 위협이 되는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고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 일본은 대만에 대한 중국 정부의 위협적인 행동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와 미래의 중요한 도전에 대해 협력하면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종전선언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한마디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가장 큰 리스크는 종전선언이 무엇을 뜻하느냐에 대한 오해를 불러 올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어떤 결정이 됐든 한미 동맹 차원에서 내려져야 한다. 핵심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약속을 믿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북한은 조선노동당을 없애기 위한 (한국과 미국의) 공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때까지 핵과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느낄 것이다. 북한을 뒤쫓아 대화를 하는 것은 결코 통하지 않는다. 북한이 스스로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점점 더 강한 압박을 가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북한 비핵화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좋지 않다. 그냥 정략결혼일 뿐이다. 미국인 상당수는 북한과 중국이 자연스러운 동맹이라고 믿고 있지만 사실 북-중 관계는 1979년 전쟁을 벌인 중국과 베트남의 관계와 비슷하다. 아직 레버리지로 활용하지 못한 (북-중 관계의) 이런 점들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북한 문제가 바이든 정부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북한이 언제 미국과 대화를 하고 싶어 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유일하게 다른 이유로 대화에 나서려 했던 때가 2017년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낮추기 위해서였다. 슬프게도 북한은 하노이에서 기회를 놓쳤다. 그런 기회는 다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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