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군무원 확 늘려 뽑더니…매년 수백명 임용대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2일 0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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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문민화 발맞춰 채용 인원 확대
올해 선발 5544명중 785명 ‘무보직’
육군 年100명 이상 자발적 임용포기
野 “국가적 낭비”… 軍 “6개월내 임용”

문재인 정부에서 채용된 군무원 임용대기자가 매년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군 문민화 기조 등을 담은 ‘국방개혁 2.0’에 따라 군무원 채용을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뽑은 군무원의 상당수가 자리가 없어 장기간 무보직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

21일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이 국방부와 각 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공채로 선발된 군무원 5544명 중 무보직자(임용대기자)는 785명에 달했다. 이 중 육군은 621명으로, 2018년부터 매년 육군에서만 200∼900명의 임용대기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군무원 임용 적체는 매년 심화되고 있다. 2019년엔 육군에서 966명의 임용대기자가 발생했고, 이 중 7명은 합격 후 578일 뒤에야 보직을 받았다. 여기에 1년 이상 대기한 인원도 40명에 달했다.

현재 군은 국방개혁 2.0과 문민화 기조에 따라 2018년 3만4000명 수준이던 군무원을 내년까지 5만5000명으로 증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상비병력 감축에 따라 비(非)전투 분야에 민간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8년 934명이던 군무원 선발인원은 지난해와 올해 2729명, 5544명으로 훌쩍 늘었다.

임용 적체로 인해 취업 커뮤니티 등에서는 “지난해 발령을 못 받고 대기 중인데 아르바이트로 버티는 게 힘이 든다”는 등의 임용대기자들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한 대기자는 “장기간 보직을 못 받고 자발적으로 임용을 포기하는 인원도 있다”고 전했다. 2019년부터 육군의 임용포기자는 매년 100명 이상이었다. 윤 의원은 “군이 정확한 군무원 소요에 대한 확인 없이 채용에만 급급하다 보니 대기 인원들에게 피해를 주고 국가적 낭비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육군은 “2018, 2019년은 부대 개편과 편제 조정이 활발하게 이뤄진 시기로 일부 인원의 임용이 지체됐다”면서 “정원 대비 결원, 예상 손실, 승진 공석 등을 고려해 채용 인원을 결정하고 있으며 대부분 6개월 내에 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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