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 ‘50조 지원 공약’ 수용”… 尹 “뒤늦게 깨달아 다행”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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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정치 득실 떠나 민생 우선… 내년 집행하도록 당장 방안 찾자”
尹 “예산안 반영 바람직한 일”… 野는 “대장동 특검과 함께 논의”
李 “국토보유세, 국민 반대땐 안해”… 軍출신 30대 여성과학자 ‘1호 영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9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 국민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직접 셀카봉을 들고 참석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9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 국민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직접 셀카봉을 들고 참석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9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말씀하시는 50조 원 지원 약속을 받겠다”고 승부수를 던졌다. 앞서 윤 후보가 대통령 당선 시 취임 후 100일 이내에 자영업자들에게 손실보상 50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한 공약을 수용하겠다고 나선 것.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대선을 100일 앞두고 본격적인 경제·민생 대통령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바람직한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 李 “‘윤석열표’ 50조 원 내년 집행”

이 후보는 이날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 국민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윤 후보를 향해 “당선 후라고 조건 붙여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본인이 제안한 50조 원 지원 사업을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내년 본예산 편성에서 ‘윤석열표’ 50조 원 지원 예산을 (반영해) 내년에 미리 (앞당겨) 집행하면 손해를 안 볼 것 아니냐”며 “정치는 어떤 사람이 득을 보냐, 손해 보냐를 떠나서 우리 국민들에게 필요한 일을 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제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을 포기하고 어떤 형식이든 간에 소상공인·자영업자·골목상권의 어려운 분들을 지원하자고 말씀드렸다”며 “(50조 원은) 온전히 윤 후보의 성과로 인정할 테니,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논의에 착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를 압박하는 동시에 민생 이슈를 선점해 역전의 발판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후보가 먼저 공약으로 내건 만큼 야당으로서는 거부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며 “정치적 유불리를 고려하지 않고 이 후보의 제안에 화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 ‘역제안’에 대해 윤 후보는 이날 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정부가 그걸 일찍 예산에 반영하자고 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자신들의 포퓰리즘적 재난지원금 살포는 두고 제가 긴급구제 50조 원 프로그램을 가동하자고 하니 그걸 포퓰리즘이라고 했다”며 “(이 후보가) 뒤늦게 깨달은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가 윤 후보가 50조 원 지원 공약을 공개한 직후 “재원 대책도 없이 나중에 대통령 되면 하겠다고 던지고 보는 식의 포퓰리즘이 아니길 바란다”고 지적한 점을 비꼰 것.

국민의힘은 “대장동 특검과 50조 원 편성을 같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대장동 특검 공수표를 날려 놓고 이제 와서 50조 원 손실보상을 들고나왔다”며 “특검도 함께 논의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부동산 공약으로 내세운 ‘국토보유세’에 대해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이것에 대해서 불신들이 많고 오해가 많기 때문에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 전제로 추진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반대하면 안 한다. 증세는 사실 국민들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 與 인재 영입 1호는 30대 여성 과학자

청년에 방점을 찍은 3박 4일간의 광주전남 지역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을 마무리한 이날 민주당은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조교수 및 미래국방기술창업센터장(39)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선임하며 2030 표심 공략에 쐐기를 박았다. 우주산업 전문가인 조 교수는 선대위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1호 영입인재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조 교수는 이라크 자이툰사단, 한미연합사령부와 외교부 정책기획관실, 육군본부 정책실 등에서 17년간 복무했다.

전날 공동선대위원장 10명 중 9명을 청년으로 배치한 광주 선대위를 출범시킨 이 후보는 이날 조선대를 찾아 대학생 60명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 후보는 간담회에서 ‘청년 세대의 기회 부족’을 재차 언급하며 “마치 드라마 ‘오징어게임’처럼 누군가 죽어야 내가 사니까 성별끼리 편을 먹어서 갈등하게 된 현실이 참 슬프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의 할당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본적 답이나 해결책이 아니라 임기응변 정도에 불과하다”며 “지역할당제는 필요하다고 보고 피해의식을 갖는 다른 지역, 수도권 청년들이 기회를 넓히는 일도 함께 하자”고 했다.



광주=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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