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인터뷰]“인사청문회,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정기국회내 법 바꾸자”

권오혁 기자 , 허동준 기자 입력 2021-11-26 03:00수정 2021-11-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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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집권 이후 청와대 민정 라인 인선과 관련해 “상대 진영에 가까운 사람을 쓰는 게 최고의 방법”이라고 했다. 또 “협치도 중요하지만 성과도 중요하다”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도 필요하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첫 번째는 성찰하고 반성하자. 두 번째는 국민 우선, 민생 우선 정당으로 제대로 가자는 것. 세 번째는 기민하게 움직이자는 것이다. 젊게 역동적으로, 빠르게 스마트하게 바꿔 보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변화의 핵심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변화의 이유로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을 꼽았다. 이 후보는 “국민들이 민주당에 많은 기대를 했는데 기대가 충족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이 정도면 많이 한 것 아니냐’ ‘왜 나만 갖고 그러느냐’ 이런 자세가 더 큰 실망감을 안겼다”고 진단했다.

이 후보는 인터뷰 전날인 24일 머리카락을 짙은 회색으로 염색했다. 1년 8개월 만에 머리색을 바꾼 이유에 대해 이 후보는 “저부터 변해야 하니까 염색도 좀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이승헌 부국장, 길진균 정치부장, 박용 경제부장, 정원수 사회부장이 참여해 1시간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 “누가 이길지 모르는 상황… 이번에 인사청문회법 바꾸자”
―집권한다면 이재명 정부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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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철저히 성과 중심이다. 그동안 진영을 가리지 않는 인사를 위해 노력해왔고 그걸로 성과를 냈다. 유능한 사람을 실력 중심으로 쓰려고 한다. 설거지를 많이 하면 접시를 깰 가능성도 높다. 성공한 사람은 실패 경험도 많은 사람이다. (그동안) 유능한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탈 없는 사람을 뽑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국가 발전에 도움이 덜 된다.”

―그러려면 인사청문회법이 장애가 될 수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바꿀 생각 있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제안을 드리고 싶다. 누가 (대선을) 이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번에) 해결했으면 한다. 도덕성 검증과 능력 검증을 분리하자고 제안하는 바다.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고 능력은 철저히 공개해서 검증해야 한다. (검증 대상의) 과거보다 우리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 인사청문회법을 바꾸면 된다.”

―측근 비리는 어떻게 막을 건가.

“제가 시장, 도지사를 꽤 오래 했는데 측근 비리 막으려고 정말로 애썼다. 형님하고 갈등이 생긴 것도 그 문제 때문이다. 형님이 (시정에 개입하는 걸) 차단당하니까 싸움이 나고 결국 원수가 된 건데 그만큼 저는 철저하게 관리를 했다.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 대해선 진짜 배신감을 느낀다. 저 자신은 (부정부패를) 안 할 자신이 확실하게 있다. 측근 친인척 비리를 해결하는 방법은 감시 인력을 늘리는 거다. 측근 비리는 그들의 불행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해선 안 되는 일이고 저를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관리하려고 한다.”

―청와대 민정 라인은 어떤 인물로 채울 것인가.

“정말 실력 있고 원칙적인, 상대 진영에 가까운 사람 쓰는 게 최고의 방법이다.”

―특별감찰관이 6년째 공석인데….

“당연히 임명해야 한다. 숨길 만한 일은 아예 하지 말고 투명하게 공개돼 있다고 생각하자. 실제로 옆에서 보고 있어야 된다.”

―측근이라고 한 정진상 비서실 부실장이 수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사 대상으로 치면 윤석열 후보는 (주변에) 엄청 많지 않나. 제가 알기론 (정 부실장은 대장동 특혜 의혹과) 전혀 관계없다. 저와는 2005년부터 만난 제일 오래된 사람인데, 정말 생각이 깨어 있는 사람이고 뭘 탐하는 사람도 아니고 자기를 내세우는 사람도 아니다. 거기는 털어도 먼지도 안 나올 거다. 필요하면 (정 부실장도) 조사하는 거지만 윤 후보 측이나 빨리 조사하라고 해달라.”

―문재인 정부와 비교해 이재명 정부는 어떤 분야에서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나.

“민주당이란 같은 뿌리에서 나왔지만 문재인 정부보다 훨씬 더 국민들의 삶 개선 측면에서 더 유능해야 되고 더 빨라야 한다. 목표를 제시한다면 성장의 회복이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기회 확대와 성장 회복에 있다. 진보 보수 구분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박정희 정책이나 김대중 정책이나 국민에게 필요하고 효율적이면 쓰는 거지, 누가 주장했느냐를 왜 따지나.”

○ “협치 이유로 너무 많은 걸 포기… 필요하면 패스트트랙”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민생 입법 드라이브를 강조했는데 국회 협치를 무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협치도 중요하지만 성과도 중요하다. 야당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협치를 이유로 (입법을) 안 한다는 게 민주당을 향한 국민들의 불만이다. 협치의 이름으로 너무 많은 걸 지연하거나 포기하는 것 아니냐. 국민이 원하고 필요한 일, 할 수 있는 일인데 야당이 정략적으로 반대하는 일은 더 이상 지연하거나 포기하면 안 된다.”

―필요하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해야 한다는 건가.

“필요하면 해야 된다. 그러려고 (국회법을) 해놓은 것 아닌가. 합의로 하는 게 제일 좋은 것인데 안 된다고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필요한 일은 국민이 맡긴 권한을 행사하고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면 된다.”

―특검법 통과도 정기국회 안에 가능한가.

“야당이 윤석열 후보 관련 비리와 ‘화천대유 비리’를 둘 다 특검 하자는데 저는 반대한다. 윤 후보는 일단 검찰 수사를 받고 부족하면 특검을 해야 한다. 시간을 끌고 검찰 수사를 회피하려는 거다. 부산저축은행 문제 등 조건 붙이지 말고 관련 의혹 전부에 대해 빨리 특검 하자는 얘기다. 다만 특검 시기나 내용은 여야가 협의를 해야 한다. 이런 거야말로 협치를 할 사안이지 일방통행할 사안은 아니다.”

―세종시에 청와대 제2집무실을 둘 계획인지.

“관습 헌법에 의해 서울이 수도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어쨌든 위헌 결정은 났다. 수도를 안 옮기면 되는 것이다. 행정기능 일부를 옮기는 건 그 결정에 어긋나는 건 아니니까 저는 청와대 제2집무실을 만들어서 집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통령 취임식도 세종에서 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 “탄소세, 저탄소사회 적응 위한 유일한 방법”
―국토보유세를 거둬 기본소득 재원으로 삼겠다고 했는데….

“토지는 투기를 줄이기 위해 보유 부담을 늘리고 거래 부담 낮춰야 한다는 것에 모두가 동의한다. 국토보유세에 대한 저항이 있을 테니 (기본소득으로) 전부 국민에게 되돌려주자는 것이다. 그럼 압도적 다수는 사실 내는 것보다 더 많이 받는다. 그러면 저항을 줄이면서 토지 투기는 막을 수 있다. 탄소세도 마찬가지다. 저탄소사회에 적응하는 방법은 탄소세가 유일하며 저항 없이 빨리 갈 수 있는 길이다.”

―탄소세를 국토보유세보다 먼저 도입하는 건가.

“현실적으로 탄소세가 먼저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기업에) 부담금을 늘리면 물가가 올라서 프랑스 노란조끼 시위 사태처럼 주민들이 항의할 거다. 스위스는 탄소부담금을 거둬서 65%를 물가 상승에 적응하라고 전 국민에게 지급하고 35%를 기업들의 산업 전환에 지원한다. 이렇게 하면 저항이 없다. 탄소세를 내는 건 주로 기업이지만 물가가 오르는 건 국민 부담이다. 윤 후보는 탄소 감축 목표를 현재 정부가 제시한 것보다 줄이자고 하는데, 그건 포퓰리즘을 넘어 무능과 무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강남 재건축 문제 해법은….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수요 억제 정책만으로 부족하다. 공급 정책도 필요하다. 용적률이나 층수 규제 완화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 대신 일부 개발 이익을 환수해 공공주택을 짓거나 청년주택으로 공급하는 타협적 방법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꼭 강남을 특정하는 건 아니고 수도권의 주택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재 있는 규제의 일부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거다.”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후보의 입장은….

“수도권에 더 집중하기 위한 규제 완화는 안 된다. 지방 소멸과 수도권 폭발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악화시킨다. 다만 수도권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는 풀 필요가 있다. 또 개발 이익의 일부를 지방에 지원하는 방식도 괜찮다. 예를 들어 산업단지는 수도권 수요가 많은데, 지방 산단이 가격이 싸면 (기업이) 갈 유인이 생긴다. 대장동 개발 하듯이, 경기 남부인 평택의 개발 이익으로 경기 북쪽의 분양 단가를 낮추는 방식이다.”

○ “윤석열, 무능하고 무지해”
―윤석열 후보와의 지지율 역전은 언제 가능한가.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 최종적으로 저희가 이길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과거를 중심에 놓고 심판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유권자들이) 미래지향적이고 자기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내년 5월 9일 이후 대한민국의 모든 일을 담당하고 운명을 결정하는 정부가 이재명 정부인 경우와 윤석열 정부인 경우를 상상해보라. 과거와 미래, 복수와 창조, 무능과 유능, 무지와 숙지, 이게 명확하게 대비되기 때문에 선택의 시기가 되면 저를 선택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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