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단독]성남도개공, 백현동 개발 검토… 2년만에 사업 포기해 민간개발로

입력 2021-11-22 03:00업데이트 2021-11-22 03:15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2014년 백현동 부지활용 보고서
“개발면적 35%→60%땐 사업가능… 재정 고려하면 PFV 설립 합리적”
2015년초까지 민관개발 참여 구상, ‘부지 70%’ 확정 과정서 돌연 발빼
민간개발 계획에 “의견없음” 답변… 3000여억 개발이익 모두 민간으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전체 부지 면적의 70%까지 개발 면적을 넓히기 위해 산과 맞닿은 경사지를 깎으면서 약 50m 높이의 옹벽(사진 왼쪽)이 세워졌다. 성남=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개발사업에 대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14년부터 사업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는 등 민관 합동개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민간 개발업자인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66)가 사업에 착수한 지 3개월 만에 진행된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전체 부지의 60% 이상을 개발한다면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2015년 1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2006년 성남시장 선거 출마 당시 선대본부장을 지낸 한국하우징기술 김인섭 전 대표(68)를 영입하고 사업을 본격화한 정 대표는 이후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의 결재를 거쳐 전체 부지의 70%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사업타당성 조사 2년 만인 2016년 사업에 불참했고 현재까지 3000억 원이 넘는 개발이익은 모두 민간업자에게 돌아갔다.

○ “60% 이상 개발하면 사업성 있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에게 제출한 ‘한국식품연구원 이전 예정부지 활용방안 타당성 조사용역 결과 보고’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4년 4월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약 11만 m²) 전체 면적 중 35% 정도를 개발 용지로 활용하는 사업 방안을 검토했다. 예정 부지가 산과 맞닿아 있는 경사지인 데다 부지 중 절반 이상이 환경적 가치가 높은 땅으로 평가돼 개발 면적을 좁게 잡았던 것이다.

분석 결과 개발 면적의 비율에 따라 사업성이 다르게 나왔다. 개발 면적이 좁을 경우 사업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반면 개발 용지 면적을 60%까지 끌어올려 공동주택단지나 연구개발(R&D)·주거복합단지 등을 조성하면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재정 상태 등을 고려할 때 특수목적법인(PFV) 설립을 통한 사업방식이 합리적”이라는 구체적인 민관 합동개발 구상이 기재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2, 3월에도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활용 계획을 검토하는 등 이후에도 사업에 관여했다.

성남시는 2015년 초까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백현동 사업 참여를 구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는 2015년 3월 정 대표 측에 토지용도 변경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그 조건으로 “공공성 확보를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며 민관개발 방안을 명시한 공문을 보냈다. 이에 앞서 정 대표는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상태였다.

○ 도개공, ‘70% 개발 인허가’에도 사업 불참


이후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는 2015년 4월과 2016년 1월 각각 ‘자연녹지→준주거지 용도변경’ ‘임대아파트 100%→10% 축소’ 검토 보고서를 결재했다. 이를 통해 확정된 것은 정 대표가 한국식품연구원 전체 부지 중 70%(약 7만7000m²)를 R&D 용지 및 아파트 건설 목적의 개발용지로 사용하는 민간개발 방안이었다. 이 과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참여 방안은 사라졌다.

전체 부지 중 60%만 R&D·주거복합단지로 활용해도 사업성이 있다고 봤던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6년 2월 “(전체 부지의 70%를 R&D 및 주거 목적으로 개발하는) 백현동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우리 공사는 ‘의견 없음’을 알려드린다”는 공문을 성남시에 보냈다. 백현동 개발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이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20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용도변경을 해줬다. 그 대신 1500억 원 정도 되는 공공용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정 대표에게 R&D 용지 2만5000m²(당시 1100억 원 상당)를 기부채납 받았다. 하지만 민간개발로 진행돼 성남알앤디PFV가 거둔 3143억 원의 개발이익을 성남시가 가져갈 수 없는 구조였다.

박 의원은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서 민관 합동개발을 통해 100% 민간에 수익이 돌아가는 것을 막은 모범 사례라고 주장했는데, 백현동 개발사업은 민관 합동개발을 추진하다 마지막에 민간에게 100% 이익을 몰아줬다”면서 “특검을 통해 백현동 의혹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