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잘 지내나요?…멕시코 축제 ‘죽은 자들의 날’[청계천 옆 사진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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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시내에서 죽은 자의 날 퍼레이드에 참가한 유령 화장과 의상을 입은 여성이 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화 뉴시스
1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시내에서 죽은 자의 날 퍼레이드에 참가한 유령 화장과 의상을 입은 여성이 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화 뉴시스

기억해 줘~
지금 떠나가지만
기억해 줘~

제발 혼자울지 마
몸은 저 멀리 있어도
내 맘은 네 곁에

매일 밤마다 와서
조용히노래해 줄게
기억해 줘

코코에서 그려진 저승은 유쾌하고 즐겁다. 영화 코코 스틸컷
코코에서 그려진 저승은 유쾌하고 즐겁다. 영화 코코 스틸컷
어른들도 눈물 콧물을 펑펑 쏟게 만들었던 픽사 영화 ‘코코’를 기억하시나요. 뮤지션을 꿈꾸는 멕시코 소년 미구엘이 우연히 죽은 자들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깁니다.

헬리콥터까지 동원된 007 스펙터의 오프닝 장면. 영화 스틸컷
헬리콥터까지 동원된 007 스펙터의 오프닝 장면. 영화 스틸컷
그보다 앞서 개봉했던 영화 ‘007 스펙터’의 오프닝 시퀀스 배경도 멕시코였는데요. 결말은 실망스러웠지만 초반 롱 테이크 장면은 역대급이라 가끔 오프닝만 챙겨보곤 합니다.

위 두 영화의 공통점은 멕시코 축제 ‘죽은 자들의 날’을 배경으로 한다는 겁니다.

10월 31일 멕시코시티 레포르마 애비뉴에서 죽은 자들의 날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AP 뉴시스
10월 31일 멕시코시티 레포르마 애비뉴에서 죽은 자들의 날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AP 뉴시스

31일 멕시코시티에서 시민들이 죽은 자들의 날 축제 기간 동안 펼쳐지는 퍼레이드를 바라보고 있다. AP 뉴시스
31일 멕시코시티에서 시민들이 죽은 자들의 날 축제 기간 동안 펼쳐지는 퍼레이드를 바라보고 있다. AP 뉴시스

해골 가면을 쓴 시민들이 죽은 자들의 날 퍼레이드에 참석해 있다. 신화 뉴시스
해골 가면을 쓴 시민들이 죽은 자들의 날 퍼레이드에 참석해 있다. 신화 뉴시스

10월 31일 죽은 자의 날 기념식 중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멕시코 대사관 입구에 있는 제단 앞에서 어린이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AP 뉴시스
10월 31일 죽은 자의 날 기념식 중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멕시코 대사관 입구에 있는 제단 앞에서 어린이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AP 뉴시스
죽은 자들의 날은 해마다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멕시코 전역의 공원과 건물, 가정에 제단을 차리고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이나 친지를 기리며 명복을 비는 명절입니다.

1일 멕시코 미초아칸 주의 아로쿠틴 묘지에서 친척들이 사랑하는 사람의 무덤 옆에서 밤을 보낼 준비를 하면서 제단을 쌓고 있습니다. AP 뉴시스
1일 멕시코 미초아칸 주의 아로쿠틴 묘지에서 친척들이 사랑하는 사람의 무덤 옆에서 밤을 보낼 준비를 하면서 제단을 쌓고 있습니다. AP 뉴시스
설탕, 초콜릿 등으로 해골과 뼈 모양의 사탕 등을 만들어 죽은 사람의 이름을 적어 제단에 올리기도 합니다. 사진 속의 주황색 꽃은 매리골드(금송화)로 죽은 무덤과 길가에 꽃잎을 뿌려 영혼이 길을 잃지 않고 찾아올 수 있도록 합니다.

1일 멕시코 미초아칸주 주도 모렐리아의 아로쿠틴 공동묘지에서 한 여성이 ‘죽은 자의 날’(Day of the Dead)을 맞아 사랑하는 사람의 무덤에 촛불을 밝히고 있다. AP 뉴시스
1일 멕시코 미초아칸주 주도 모렐리아의 아로쿠틴 공동묘지에서 한 여성이 ‘죽은 자의 날’(Day of the Dead)을 맞아 사랑하는 사람의 무덤에 촛불을 밝히고 있다. AP 뉴시스

1일 멕시코 시민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무덤에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AP 뉴시스
1일 멕시코 시민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무덤에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AP 뉴시스
이 행사는 그 동안 코로나19로 취소됐다 2년 만에 재개됐습니다. 멕시코 사람들은 축제날 밤엔 이승과 저승이 연결돼 산 자와 죽은 자가 구별되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축제 동안 죽음과 삶의 공존을 느끼며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도 춥니다.

한국인에게 안식이란 없다? 신과 함께 영화 스틸컷
한국인에게 안식이란 없다? 신과 함께 영화 스틸컷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조상을 기리는 아시아 지역의 제사와는 크게 다른데요. ‘멕시코 사람은 죽으면 편안하게 쉬는데, 우리는 죽으면 신과 함께 7개 지옥을 거쳐야 하냐’던 분노의 한국인이 쓴 댓글이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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