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유니버스처럼… 국내 웹드라마-웹툰에도 ‘세계관 통합’ 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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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작품 주인공들 함께 출연… 플레이리스트, 맛보기 영상 반향
IP 파급력 키우고 팬덤 유지 효과… 웹툰 제작사 와이랩의 ‘슈퍼스트링’
세계관 연결된 16개 작품 선보이며 ‘어벤져스’처럼 캐릭터 확장 나서

플레이리스트가 자사 콘텐츠의 세계관 대통합을 본격화하며 공개한 영상 ‘플렌즈’(위쪽 사진), 와이랩이 올해 ‘슈퍼스트링’에 이어 10대와 20대의 삶을 담아 새로 공개한 세계관인 ‘블루스트링’을 배경으로 한 웹툰 속 등장인물들. 플레이리스트·와이랩 제공
플레이리스트가 자사 콘텐츠의 세계관 대통합을 본격화하며 공개한 영상 ‘플렌즈’(위쪽 사진), 와이랩이 올해 ‘슈퍼스트링’에 이어 10대와 20대의 삶을 담아 새로 공개한 세계관인 ‘블루스트링’을 배경으로 한 웹툰 속 등장인물들. 플레이리스트·와이랩 제공
웹콘텐츠 제작사 플레이리스트가 10일 공개한 영상 ‘플렌즈’에서는 자사 웹드라마 ‘이런 꽃 같은 엔딩’의 주인공인 레반컴퍼니 인사팀 대리 유현수와 또 다른 자사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의 서연대학교 동기 이현승, 한재인, 김민우가 한 장면에 출연한다. 다른 작품에서 동시대를 살아온 이들은 재인이 졸업 후 현수가 일하던 레반컴퍼니에 입사하면서 다 함께 인연을 맺는다. 플레이리스트의 대표 웹드라마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해당 영상 조회 수는 공개 후 나흘 만에 79만 회를 기록했다.

플렌즈는 플레이리스트가 ‘플리버스’(플레이리스트 유니버스)라는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맛보기로 공개한 영상이다. 플렌즈를 선보이기 전부터 각 드라마의 배경이 됐던 서연고, 서연대, 레반컴퍼니, 카페 리필 등을 정리한 지도인 ‘플리버스 맵’, 각 캐릭터의 소속과 나이, 등장 드라마를 정리한 프로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하면서 ‘세계관 정리’를 진행해 왔다. 강명희 플레이리스트 마케팅총괄은 “‘플리버스’라는 콘셉트를 도입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 이를 향후 신작들에도 적용하기로 한 것”이라며 “플레이리스트 세계관은 ‘하이퍼 리얼리즘’을 추구한다. 서연고, 서연대 외에도 연리고와 연리대 등 주변 학교들은 물론이고 버스터미널까지 설정했다. 현실에 있을 법한 곳으로 세계관을 촘촘하게 구축해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이려 한다”고 했다.

웹툰 제작사 와이랩도 세계관 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와이랩은 인류가 멸망 위기에 처한 현대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차원에 사는 능력자들이 빌런과 싸우는 ‘슈퍼스트링’ 세계관을 바탕으로 16개의 작품을 내놓았다. 와이랩은 ‘어벤져스’처럼 각 웹툰의 등장인물들이 한 작품에 등장하는 IP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각각 웹툰 ‘테러맨’과 ‘부활남’의 주인공인 정우와 석환이 대결 구도를 형성하는 ‘테러 대 부활’을 만들었고, 올해 하반기 ‘아일랜드’ ‘테러맨’ ‘신석기녀’의 여성 캐릭터들을 모은 ‘더 퀸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10대와 20대 청춘들의 삶을 담는 세계관인 ‘블루스트링’을 구축했고, 이를 적용한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콘텐츠 업계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기존의 세계관 확장 사례는 인기를 끈 지식재산권(IP)의 이전 시점을 보여주는 프리퀄이나 이후 시점을 배경으로 한 시퀄 또는 인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가 주를 이뤘다. 하나의 이야기 또는 캐릭터 IP를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방식의 세계관 확장이었던 셈이다. 이제는 제작사가 자사의 모든 작품을 포괄하는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콘텐츠 제작사들이 거대한 세계관을 만들고 그 안에 자사 작품들을 통합하려는 이유는 IP의 파급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하는 모든 영화와 드라마가 속한 세계관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세계관 마케팅으로 꼽힌다. 마블 스튜디오는 마블 우주가 탄생한 기원전 138억 년경부터 시작해 현대인 2020년, 지구가 멸망한 시점인 2090년대까지의 시기에 지구와 다른 천체, 가상현실까지 거대한 시공간을 세밀하게 구성해 마블의 모든 이야기가 펼쳐지는 세계를 구축했다. 마블 히어로 중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블랙 위도우 등이 힘을 합친 ‘어벤져스’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팬들이 ‘최애캐’(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보기 위해 혹은 최애캐가 다른 캐릭터와 만드는 관계성을 보기 위해 작품을 찾기에 각 IP의 생명력이 유지되는 것이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세계관 통합#플레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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