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스위치로 문 여는 화장실… “편하고 감염 걱정도 싹”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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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어르신 등 모두에 유용한 ‘유니버설디자인’ 화장실에 적용
서울시 주민센터 3곳 시범 설치… 화장실표지 키우고 기저귀대 개선
육아시설도 ‘유니버설’ 접목 추진

바이러스 감염 예방과 손에 짐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발로 문을 여닫을 수 있도록 한 ‘풋 스위치’(왼쪽 사진). 시력이 좋지 않은 이용객도 잘 볼 수 있도록 그림 표시도 크게 키웠다. 기저귀 교환대에는 아이가 추위를 느끼지 않도록 온열기(오른쪽 사진)를 설치했다. 서울시 제공
바이러스 감염 예방과 손에 짐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발로 문을 여닫을 수 있도록 한 ‘풋 스위치’(왼쪽 사진). 시력이 좋지 않은 이용객도 잘 볼 수 있도록 그림 표시도 크게 키웠다. 기저귀 교환대에는 아이가 추위를 느끼지 않도록 온열기(오른쪽 사진)를 설치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공중화장실에 어르신, 장애인, 영유아 부모 등 이용자들의 특성을 반영한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다. 서울시는 동 주민센터 3곳을 선정해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센터와 함께 낡은 공중화장실에 대한 리모델링을 완료했다고 14일 밝혔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성별, 연령, 국적, 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디자인을 말한다.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곳은 △구로2동 △신정3동 △망원2동 등 주민센터 3곳이다.

출입구는 큰 그림문자를 붙여 시력이 낮은 사람과 외국인도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발로 문을 열 수 있는 ‘풋 스위치’를 설치해 짐이 있는 이용객이 쉽게 문을 열 수 있도록 한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풋 스위치는 손으로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요즘 감염 위험성도 낮출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부모가 공동육아를 하는 경우가 많은 최근 현실을 반영해 남자 화장실에도 유아용 의자와 기저귀교환대를 설치했고, 기저귀교환대 밑에는 온열기를 달아 아이가 추위를 느끼지 않도록 했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이용하는 구로2동 주민센터의 경우 한글을 읽지 못하더라도 한눈에 화장실 위치를 알 수 있도록 그림 안내표지를 설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정3동 주민센터는 영유아 동반 이용자가 많은 것을 고려해 영유아 편의시설을 보강했다”면서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반영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불법촬영 등 범죄 예방을 위해 변기 칸막이벽에는 위아래가 막힌 구조로 적용했다. 다목적 화장실 벽 하부, 기저귀 교환대 옆 등에 비상벨을 여러 개 설치해 넘어지거나 갑자기 쓰러지는 등의 긴급 상황에 대비했다.

올해는 수유실 등 육아편의공간을 대상으로 확대 추진한다. 자치구 공모를 통해 중구 어울림도서관 등 3곳을 선정했으며,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육아편의공간을 연말까지 시범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번에 만든 유니버설 디자인을 공공·민간에서 공중화장실을 설치 또는 개보수할 때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25개 자치구와 시 산하기관 등에 배포하고 홈페이지에도 게시했다. 이번에 진행한 사업은 서울시와 센터가 새롭게 시작하는 ‘시민편의공간 유니버설디자인 사업’의 첫 번째 사업이다. 서울시는 도서관 등 다른 시설에도 수유실 등 육아편의공간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혜영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앞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의 대상은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인구 확대에 따른 어르신, 육아기 청장년층과 외국인, 어린이 등 다양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발 스위치#화장실#유니버설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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