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수렴도 없이…” 부산대와 통합 놓고 내홍 겪는 부산교대

김화영 기자 입력 2021-07-15 03:00수정 2021-07-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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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실무추진단 구성안에 반발
총동창회는 “졸속행정 결사 저지”
학교측 “학생 등 의견수렴 나설 것”
부산대 차정인 총장이 통합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 위해 4월 19일 부산교대를 찾자 총동창회가 이를 저지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대와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 부산교대에 내부 진통이 지속되고 있다. 대학본부는 교수와 학생 등이 참여하는 의사결정 기구를 가동하며 통합 추진 분위기를 띄우지만 ‘졸속 행정’이라는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대와 부산교대는 4월 19일 체결한 ‘종합교원양성체제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로 공동 실무추진단을 꾸려 통합 방식과 일정 등을 논의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두 대학의 조직별 구성원을 대표하는 인사들로 실무위원을 뽑고, 9월부터 실무위원들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통합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한 대학의 실무위원은 교수와 교직원, 학생이 각각 2명씩 6명으로 하고 기획처장이 실무추진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실무위원장을 포함한 두 대학의 실무위원 14명이 통합의 핵심 주체가 되는 셈이다.

부산교대 이광현 기획처장은 “부산대 사범대학과 교대가 합쳐진 ‘통합교육캠퍼스’를 현 부산교대 자리에 운영하는 문제, 교직원 고용승계 현안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기획처 관계자는 “실무추진단과 별개로 두 대학 총장과 학생·교무·기획처장 등이 MOU 체결 후 처음 만나 큰 틀의 통합 논의를 전개하는 ‘킥오프 회의’는 이달 중으로 열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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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통합을 위한 MOU 체결과 실무위원회 구성 과정 등에서 구성원들의 불만이 높다. 부산교대 기획처는 구성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실무위원 구성방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학교가 1안(교수 2명 등 총 6명)과 2안(교수 3명 등 총 7명)으로 나뉜 선택지를 내놨고, 6월 15일부터 23일까지 교수와 직원, 학생 등이 투표를 통해 1안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통합을 논의할 조직을 언제 구성하며, 몇 명으로 할지 등은 중요한 사안이어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정해야 하는데, 학교가 문항 2개를 주고 짧은 시간 내 구성원에게 선택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임천택 전 부산교대 교무처장은 “교수 81명 중 30명만 투표에 참여한 것은 민주적 절차가 결여돼 투표 자체를 거부한 교수가 대다수였다는 의미”라며 “전체 학생 수가 1000명이 넘는데 학과 대표 등 13명의 학생에게만 투표권을 준 것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학생들도 절차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부산교대 총동창회는 총장이 비공개로 통합을 추진하고, 이런 사실을 총동창회에 알리지 않고 발전기금을 받았다며 오세복 총장을 직권남용과 사기 혐의로 12일 경찰에 고소했다. 전호환 전 부산대 총장(현 동명대 총장)에 대해선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전 전 총장이 언론사 기고에 ‘(부산교대) 동문회 구성원이 통합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취지로 적시한 대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현영희 부산교대 총동창회장은 “초등교육을 말살하려는 교대와 지역 거점 국립대의 통합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교대 3학년 재학생은 “통합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MOU 추진과 실무추진단 운영 과정에 학생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는 절차가 없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부산교대 측은 “구성원이 원치 않는 통합은 추진될 수가 없기에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총동창회 측의 고소에 대해선 “엄밀히 따지면 외부 단체인데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대학은 지난해 11월 통합에 관한 공동발전 방안 연구를 진행했고, 4월 통합 추진의 첫 단추인 MOU를 맺었다. 교대와 지역거점 국립대의 통합 사례는 2008년 제주대-제주교대 통합에 이어 부산이 두 번째여서 전국 교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대#부산교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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