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란 듯… 中, 군용기 28대 한꺼번에 띄워 ‘대만 포위 비행’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입력 2021-06-17 03:00수정 2021-06-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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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조기경보기-전자전기 등 최대규모로 대만방공구역 진입
남측 지원병력 차단염두 훈련도
최근 G7-나토-EU의 잇단 압박에 “근본이익에 관한 간섭 용납 못해”
주요 7개국(G7)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와 미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 등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집중 타깃이 됐던 중국이 이에 반발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전투기와 폭격기, 전자전기, 대잠기, 조기경보기 등 서른 대에 가까운 군용기를 한꺼번에 띄워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것이다. 중국은 평소 ‘대만은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하나의 중국’을 강조해 왔는데 최근 열린 G7 정상회의 등에서 서방국들이 대만 문제를 건드린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이른바 ‘레드라인’이라고 하면서 “선을 넘지 말라”고 미국 등을 향해 여러 차례 경고성 발언을 해 왔다.

16일 롄허보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중국 군용기 28대가 대만 ADIZ으로 들어와 비행을 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가 중국 군용기의 ADIZ 접근 상황을 공개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 이후로 가장 많은 숫자다. 중국은 미중 두 나라 항공모함 전단(戰團)이 같은 시기에 남중국해에 진입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았던 4월에 군용기 25대를 대만 상공에 띄운 바 있다.

중국은 최신 전투기 20대와 폭격기 4대, 조기경보기 2대에다 항공기의 전자장비를 교란하고 통신 체계를 마비시킬 수 있는 전자전기 1대, 잠수함을 경계하거나 공격하는 대잠기 1대 등을 동원했다. 대만 서쪽에서 날아 들어간 중국 군용기들은 남쪽을 지나 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대만을 ‘ㄴ’자로 감싸듯 비행한 뒤 기수를 돌려 왔던 경로로 돌아갔다.

중국은 어느 나라가 됐든 대만 문제를 언급하는 자체를 내정 간섭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 등을 거론할 때마다 대만 인근 해상과 상공에서 무력시위를 벌이며 불만을 표시해 왔다. 이번에도 G7 정상회의와 미-EU 정상회의 등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나오자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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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발표된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는 “대만해협 전체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과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장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14일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는 중국을 두고 ‘구조적 도전’이라고 명시했다. 15일 미국-EU 정상회의 공동성명에도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권장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또 미국은 곧 대만과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협상을 5년 만에 재개할 예정이다. TIFA는 국가 간 협정이어서 체결되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셈이어서 중국의 강도 높은 반발이 예상된다.

G7에 이어 미국-EU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도 대만 문제 등이 거론되자 EU 주재 중국 사절단은 성명을 내고 “공동성명은 케케묵은 냉전시대의 제로섬 사고로 가득 찼다”면서 “이런 식으로 소집단을 만드는 방식은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사절단은 “대만과 홍콩, 신장, 티베트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고 동중국해, 남중국해는 중국의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에 관련된 것”이라면서 “이런 문제는 중국의 근본 이익에 관한 것이라 간섭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군용기#중국 무력시위#대만방공구역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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