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청년에 뺨 맞은 마크롱… ‘대선 호재’ 전망에 미소

파리=김윤종 특파원 입력 2021-06-10 03:00수정 2021-06-1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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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내민 손… 기다렸다는 듯 때리는 손, ‘코로나 실태 점검’ 지방 방문중 맞아
경찰, 20대 청년 2명 현장서 체포… 국가원수 모독죄땐 벌금 6100만원
마크롱 “계속 소통” 의연하게 대처, 정치권도 “대통령 공격 안돼” 규탄
8일 프랑스 남부 소도시 탱레르미타주를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앞줄에 있는 남성에게 악수를 하려 했지만(왼쪽 사진) 그는 자신의 왼손으로 대통령의 오른손을 잡은 채 오른손으로 대통령의 왼쪽 뺨을 세게 갈겼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경호원도 제지하지 못했다. BBC 화면 캡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4)이 지방 순회 중 20대 극우 남성에게 뺨을 맞았다. 봉변을 당했지만 내년 4월 대선을 앞둔 그에게 호재란 분석이 제기된다.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해당 남성을 규탄하고, 뺨을 맞은 후에도 의연하게 대처한 마크롱을 칭찬하고 있기 때문이다.

르몽드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8일 남부 드롬주 소도시 탱레르미타주를 찾았다. 2일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점검의 일환이지만 사실상의 대선 유세로 여겨진다. 대통령이 몰려든 군중을 향해 악수를 하고 있을 때 녹색 티셔츠를 입고 안경과 마스크를 쓴 다미앵(29)이란 남성이 등장했다. 그는 한 손으로 대통령의 오른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 대통령의 왼쪽 뺨을 세게 갈기며 “몽주아 생드니(기사여, 생드니를 외쳐라)”와 “마크롱주의 타도”를 외쳤다. 5명의 경호원이 있었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막지 못했고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몽주아 생드니’는 중세시대 필리프 2세(1165∼1223)가 전쟁 중 군대를 독려하기 위해 외친 구호다. 현대 극우파들은 공화제를 없애고 왕정 시대로 회귀하자는 뜻으로 즐겨 쓴다. 경찰은 다미앵 씨와 옆에 있던 친구 아르튀르 씨(29)를 체포해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둘은 2019년 유류세 인하를 주창한 반정부 시위 ‘노란 조끼’에도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원수 모독죄는 최대 3년 징역형 혹은 최대 4만5000유로(약 6100만 원)의 벌금형이 부과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인근 시청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곧 복귀해 사람들과 계속 악수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는 지역 일간지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나를 막을 수 없다. 항상 근접거리에서 국민과 만났고 폭행 위협이 있어도 계속 소통할 것”이라며 개의치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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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한목소리로 폭력을 규탄했다. 대선에서 마크롱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급진 좌파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대표 역시 트위터에 “어떤 의견 차이도 물리적 공격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썼다. 장 카스텍스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등도 비판에 가세했다.

현재 주요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37% 내외로 2017년 대선 지지율(66%)의 절반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극우 청년의 폭행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상당한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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