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확진자 12일 입원-접촉자 14일 격리, 불합리한 기준 손볼 때

동아일보 입력 2021-06-01 00:00수정 2021-06-0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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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스1
코로나19 환자들의 입원일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올해 1∼3월 환자들의 격리치료기간은 11.9∼24.6일로 지난해 1∼5월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단축됐다. 환자의 98%가 경증 환자여서 평균 입원일수는 약 12일이 된다. 치료법이 향상된 데다 증상 발현 후 10일이 지나면 감염력이 거의 사라진다는 데이터에 근거해 퇴원 기준을 완화한 덕분이다. 5월엔 10명 중 9명이 입원한 지 12일도 되지 않아 퇴원했다고 한다.

그런데 환자와 밀접 접촉자나 해외 입국자들은 무조건 14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환자도 아닌 사람의 격리기간이 환자의 격리치료기간보다 긴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 초기 바이러스의 잠복기를 14일로 추정하고 격리기간을 정한 후 지금껏 그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복기가 10일 정도 지나면 전파 위험이 미미한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과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격리 기간을 7∼10일로 줄여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에 대한 축적된 지식에 따라 환자의 퇴원 기준은 완화하면서 자가 격리 기준은 그대로 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자가 격리 기간이 길어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격리 지침을 어기고 격리 장소를 무단이탈하거나, 격리에 대한 두려움으로 환자와 접촉한 사실을 숨기는 바람에 오히려 방역에 방해가 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여행업계는 해외 입국자들의 자가 격리기간이 너무 길어 여행 산업이 고사 직전이라며 격리 기준의 탄력적 적용을 호소하고 있다.

지금은 백신 접종률이 두 자릿수로 올라섰고 신규 환자의 치명률은 0%대로 떨어져 지나칠 정도로 보수적인 방역정책에만 의지할 단계는 지났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을 감안해 지속가능한 방역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달 11일 감염병법 시행령을 개정해 질병관리청장의 결정에 따라 격리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과학적인 데이터에 따라 경직된 자가 격리 기준을 손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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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입원#접촉자 격리#불합리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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